논란이 불거진 두 사건은 각각 캘리포니아 주와 플로리다 주에서 일어난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사고와 흑인 청소년 살인사건이다.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사고를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은 지난 6일(현지시간, 이하동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의 착륙 사고를 접한 미국 네티즌들의 반응에서부터 시작됐다.
사고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오가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은 아시아인들을 비하하는 ‘칭크(Chink)’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사고를 조종사의 비행과실로 돌렸다. 이들은 ‘아시아인들이 운전을 못 한다’는 편견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뒤이은 언론보도는 논란의 불씨를 더욱 키웠다.
지난 8일 미국 시카고 선타임스는 헤드라인에 ‘프라이트214’(FRIGHT 214)라는 제목을 달았다. 항공편이라는 단어인 ‘플라이트’(Flight)를 ‘프라이트’(Fright)로 대체하면서 인종차별 의혹을 받았다.
알파벳 'L'과 'R'의 발음을 명확히 구분 못 하는 아시아계를 조롱하는 의미를 담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 이에 시카고 선타임스는 비행기 사고의 ‘공포’를 표현하기 위해 이처럼 단어를 대체했다고 해명했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사고지역인 샌프란시스코의 지역방송 KTVU는 12일 항공기 조종사들의 이름을 엉터리로 보도해 인종차별적으로 조종사들을 조롱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방송은 조종사들의 이름을 “‘섬 팅 왕(Sum Ting Wong)’, ‘위 투 로(Wi Tu Lo)’, ‘호 리 퍽(Ho Lee Fuk)’, ‘뱅 딩 오(Bang Ding Ow)’”라고 밝혔다. 이는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 발음을 조롱하는 수법 중 하나로 영어를 중국어 억양에 맞춰 변형한 것이다.
이들 표현은 각각 ‘뭔가 잘못됐다’(Something Wrong)’, ‘고도가 너무 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uck)’, ‘쾅, 쿵, 오’(Bang, Ding, Ow) 등으로 풀이된다.
조종사들의 이름을 제공한 NTSB(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와 KTVU 방송국은 즉시 사과했지만 아시아나는 14일(한국시간) 이들에게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자율방범대원 ‘지머맨’은 음료수를 사들고 귀가하던 흑인 청소년 ‘마틴’을 ‘우범자’라고 판단해 총으로 살해했다.
4개월에 걸친 심리 끝에 흑인이 포함되지 않은 배심원 6명은 지머맨이 무죄라고 평결했고 이에 분노한 미국 시민들은 크고 작은 시위로 평결에 항의하고 있다.
대체로 평화적인 시위가 이어졌지만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는 14일 시위대가 경찰차를 부수고 상점 유리창을 파괴하는 등 과격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사건을 접한 미국 유색인종단체인 NAACP(전미유색인종발전협회)는 성명을 발표해 법무부장관의 민사소송 제기를 요구하며 “이번 사건은 미국 내 인종에 따른 부당한 범죄자 취급행위를 끝내려는 운동에 다시 불을 지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법률전문가들은 정당방위이기 때문에 민사소송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반론을 내놓았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인종차별’ 문제로 뭇매를 맞았던 미국이 이번엔 어떻게 ‘인종차별’ 갈등을 해소해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