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국민걱정원" 규탄대회 2만여 명 참여해

"부정선거 사태 주범은 '박세판'"…보수단체도 맞불집회 열어

서울대 총학생회가 지난 12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국정원 정치개입 및 NLL 물타기 규탄집회를 가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가정보원의 대선, 정치개입을 규탄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20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국정원 대응 시국회의'는 13일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지난 1일, 8일에 이어 제3차 범국민촛불집회를 열었다.

오전에 내린 비로 서울광장이 진흙탕으로 변했지만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 경찰 추산 6,500여 명이 참여했다.


또 국정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을 포함해 박영선, 이미경 등 9명의 민주당 의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김미희, 김재연, 이상규 의원,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와 박원석, 김제남 의원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철도민영화 반대 범국민대회'를 열었던 공공운수노조연맹 등 67개 단체로 구성된 'KTX 민영화 저지와 철도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 3,000여 명도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시국회의 측은 "지금도 계속되는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도록 국정원을 개혁해야 한다"며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하고 국정원에 대한 모든 의혹을 공개하기 위해 국정조사에 신속히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오늘부터 7개월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보자"며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의 주요 사건을 차례로 되짚고는 "이것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16일까지 있던 선거쿠데타였다. 이번 국정조사에서는 그 기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국민 앞에 낱낱이 폭로하고 부정선거를 비판하는 청문회장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남은 국정조사 기간이 한 달 뿐인데 아무것도 진척되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이유는 국정원을 동원해 권력을 차지한 사실이 드러나면 권력의 정통성이 무너지기 때문"이라며 "국정원이 유신의 중앙정보부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국민들의 의지와 당당한 연대로 지치지 말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독려했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대표는 "국정원은 국가정보원이 아닌 국민걱정원"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사태와 무관하다는데,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기구이니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사태와 무관하다고만 한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비꼬았다.

또 "국정원이 박 대통령의 지시 없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했다면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해야 하고, 만약 박 대통령의 지시를 따라 공개했다면 박 대통령이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동총연맹 김진숙 지도위원은 "박통 시절 정보기관은 음지에서 간첩을 생산했는데 지금 국정원은 직접 대통령을 만든다"며 "부정선거의 주범을 '박세판'이라고 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구속됐고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도 얼마 안 남았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임승헌(경기대 국문학과 3학년) 씨는 "국정원은 국가기관인데 선거 개입하는 건 국민 권리인 선거권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속 촛불집회에 나오겠다"고 말했다.

또 김은혜(여·동국대 교육학과 3학년) 씨는 "평소 관심이 있다가 총학생회와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보면서 참여하게 됐다"며 "선생님이 되었을 때에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당당하게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300여 명은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인권위원회 앞에서 '종북세력 규탄 국민대회'라는 이름으로 촛불집회를 비판하는 맞불집회를 벌이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69개 중대 1700여 명을 동원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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