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스 "중국 가서 평균 40점씩 할까?"

기행으로 유명한 월드피스, NBA 잔류? 중국 진출? 혹은 은퇴?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포워드 메타 월드피스(34)는 농구 실력보다 온갖 기행으로 더 유명하다. 무엇보다 론 아테스트라는 이름을 '세계평화'로 개명한 것 자체가 인상적이다. 그런 그가 중국프로농구(CBA)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LA 레이커스는 최근 메타 월드피스를 방출했다. 자신이 방출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접한 월드피스는 처음에는 은퇴의 뜻을 시사했다. 자신의 SNS에서 "나는 은퇴할 것이다. 내게 이유를 물어보라. 내가 왜 은퇴를 하는지 그 이유를 잊을 수가 있으니 서둘러"라는 글을 올렸다.

입장을 바꿨다. 이번에는 중국 무대다. 월드피스는 13일(한국시간) ESP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NBA에서는 뛰고 싶지 않다"며 "야오밍과 중국행에 대해 의논했다. 다수의 구단 대표들과도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인생을 두번 살 수는 없다. 실력이 아직 남았을 때 중국에서 뛸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중국으로 가 평균 40점 이상을 기록할 기회도 다시 오지 않는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중국행에 무게를 뒀다.


월드피스는 NBA 비시즌 행사를 통해 수차례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1999년 NBA에 데뷔해 줄곧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한 월드피스의 중국행은 현실성이 있을까? 트레이시 맥그래디, 스테판 마버리 등 수많은 선수들이 중국 무대를 밟긴 했다. 그러나 월드피스의 속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방출 과정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레이커스는 '앰네스티(amnesty)' 조항을 활용해 월드피스와 결별했다. 선수단 총 연봉이 너무 많아 부담을 느끼는 구단을 위해 마련된 장치다.

이 조항을 통해 선수를 방출하면 해당 선수의 연봉이 샐러리캡에서 제외된다. 대신 선수에게는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 일반적인 방출의 경우 잔여 연봉 지급은 물론이고 해당 선수의 연봉이 샐러리캡에 그대로 남아 고스란히 구단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만약 타 구단이 웨이버로 공시된 월드피스를 영입하겠다고 나설 경우 잔여 연봉을 떠안는 조건으로 영입이 가능하다. 선수단 총 연봉이 샐러리캡을 초과한 구단은 입찰 경쟁에 참여할 수 없다.

웨이버 공시 기간이 지나면 월드피스는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레이커스로부터 다음 시즌 연봉(772만달러, 약 87억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계약에 따른 연봉도 자신의 몫이 된다.

월드피스는 지난 시즌 평균 12.4점, 5.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공격력보다는 수비력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여전히 NBA에서 뛸 가치는 충분하다.

월드피스의 고향은 뉴욕이다. NBA 데뷔 때부터 뉴욕에서 뛰고 싶어했다. 1999년 드래프트에서 뉴욕 닉스가 자신을 지명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가 뉴욕 닉스나 브루클린 네츠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어할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닉스와 네츠 모두 선수단 총 연봉이 샐러리캡보다 많아 입찰이 불가능하다. 그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려야만 영입이 가능하다. 따라서 은퇴와 중국행을 공공연하게 밝히는 월드피스의 행동은 웨이버 공시 기간동안 자신을 영입하려는 구단의 의지(?)를 꺾기 위해서 아니냐는 의심이 팬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월드피스의 지인도 "월드피스는 작은 도시에서 뛰고 싶어하지 않는다. 뉴욕에서만 뛰고 싶어한다"며 뉴욕행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피스는 "뉴욕보다는 중국이 내게는 더 도전적이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물론, 중국행을 바라는 그의 의지가 진심일 수도 있다. 과연 월드피스의 속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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