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도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초기 6개월간 거의 한달에 한번 꼴로 유사한 모독 논란을 초래한 적이 있다.
그해 5월 10일 이회창 대선후보의 공보특보를 역임하고 한나라당 몫으로 방송위원에 임명된 양휘부 위원은 청와대에 임명장을 받으러 가서 "오늘 사진 찍으면서 솔직한 제 심정은 (청와대의) '주인이 바뀐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착잡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대통령 면전에서 정통성을 부정한 셈이 된다. 논란이 일자 당시 한나라당은 "농담을 한마디 한 것뿐이다. 혹시나 모독으로 받아들였다면 유감이다"라는 해명을 냈다.
한달 뒤인 6월 9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시 이상배 정책위의장이 막말을 선보였다. 그는 일본 순방 뒤 귀국한 대통령을 향해 "이번 방일 외교는 한국 외교사의 치욕으로, '등신외교'의 표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당시 여당도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나섰는데, 이에 대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반응은 "해당 발언은 모욕하기 위해 쓴 말이 아니다. 이를 트집 잡아 국회를 공전·파탄시키는 것은 안 된다"였다.
그해 7월 8일에는 최병렬 신임 대표가 직접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했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 경북도지부장 이·취임식에서 "과연 이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나는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발언했다. 당 대변인은 "대통령이 경제를 살려야 하는 직분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데 대해 원론적인 입장"이라며 파문 진화에 나섰다.
8월 22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는 김병호 당 홍보위원장과 박주천 사무총장이 대통령을 "올챙이 적 시절을 모르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개구리에 비유해 '국가원수 모독' 파문이 일었다.
유사 사례는 이후에도 수시로 벌어졌고, 이듬해 8월 한나라당 의원 24명이 '육XX놈', '개X놈' 등 원색적 욕설을 섞어 대통령을 희화화한 내용의 연극 '환생경제'를 공연하는 일도 있었다.
꼭 10년 만에 대통령과 국민에 대한 '모독 논란'이 주체와 대상을 바꿔 재연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