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임영록 신임 대표이사 회장 내정자에 대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임 회장은 오는 2016년 7월 12일까지 3년 동안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KB금융그룹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 10개 계열사를 지녔으며, 자산 368조원 규모다.
임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리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로 경영 효율성 제고와 수익성, 건전성 확보를 꼽았다.
그는 "경쟁그룹에 비해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와 시가총액도 열세"라며 "저성장,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수익성과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익성 강화 방안을 두고 구조조정 등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단순한 비용절감과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적 채널관리와 조직운영 등에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적극적으로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필요하면 노동조합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 기본으로 돌아가기 ▲ 대내외 리스크 관리 ▲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 ▲ 고객과 시장, 사회 신뢰 확보를 꼽았다.
먼저 전통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소매금융에 주력해 고객 서비스 역량과 영럽력 강화, 고객 관리, 비은행계열 경쟁력 강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실 여신 클린화, 신용손실 관리 강화, 기업과 소호여신 등 잠재적 위험자산의 부실화 차단, 운용자산의 다변화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울러 모든 제도와 프로세스의 고객과 현장 중심 전환, 기업체 관리의 한계가 지적된 RM제도 등 그룹 내 비효율적 제도 개선 등을 과제로 꼽았다.
인사 방향에 대해서는 "능력과 성과에 따른 평가와 보상을 확대하겠다"며 "인사 원칙을 정립해 학연, 지연의 줄서기 문화를 뿌리 뽑아 실력있는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의 취임으로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4대 금융지주를 이끌 신임 수장의 진용이 완성된 모양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향후 조직 개편이나 산적한 현안의 향배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분리매각 방침을 밝힌 우리금융 민영화나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재편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의 행보가 관심사다.
당장 당면과제는 수익성 강화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지난 8일 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익은 2조 8,93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 2,028억원) 대비 43.2% 줄었다고 밝혔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에 STX그룹, 쌍용건설 등 대기업 부실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익이 56.5%로 가장 급감했고 하나금융지주도 58.5%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도 각각 30.6%, 27.6% 감소했다.
현안인 우리금융 민영화에 KB금융이 적극적으로 나설지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부는 지난 달 14개 자회사를 3개 그룹으로 분리 매각하는 내용의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속도전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KB금융지주에 이어, 농협금융지주도 최근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신한금융지주도 인수 작업에 돌입할 지 주목된다.
조직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이순우 회장은 지난달 취임 직후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인원 절반을 감축했다.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행보다.
임영록 회장은 당장 다음주부터 KB 국민은행장 등 금융지주 및 계열사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취임 직후에 계열사 대표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