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사진 조작해도, 무단 사용하면 초상권 침해"

누군지 식별하기 어렵게 얼굴 사진을 조작했다고 하더라도 무단으로 사진을 사용했다면 초상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울산지법은 A 씨가 자신의 아이들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비누제조 업체 B 사를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법원은 A 씨에게 위자료로 100만원을, A 씨의 자녀 2명에게 각각 3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B 사에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3월 아이들 아토피 완화에 좋다는 친구의 권유로 B 사의 비누를 사용했다.

A 씨가 비누를 사용한 뒤 효과를 봤다는 것을 알게 된 B 사는 A 씨에게 자녀들의 사진을 보내달라고 부탁 했다.

이후 B 사는 이 사진을 이용해 자사의 전단지를 만드는 등 홍보하는데 사용했다.

A 씨는 "B 사가 증상이 완화된 것을 확인하고 싶다고 해서 사진을 보내줬을 뿐 이라며 " 아이들의 초상권이 침해됐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B 사는 "얼굴 사진에 눈 부분을 검은색으로 가려 누구인지 알 수 없고, 아직 아이들이 어려 얼굴이 널리 알려진 게 아니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눈 부분을 가렸다고 하지만 입 모양이나 턱선 등 신체적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 식별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초상권 침해에 있어서 초상권자가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지 여부는 초상권 침해의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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