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전반기 18경기 선발 등판해 7승3패 평균자책점 3.09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NL) 다승 18위, 평균자책점 17위의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류현진이 목표로 한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어땠을까.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이하 SI)에 따르면 NL 신인들 중 류현진의 순위는 점점 내려가고 있다.
▲최근 다소 주춤해도 "흥미로운 시즌" 호평
유명 야구 칼럼니스트 클리프 코코란은 개인 수상 판도를 다루는 '메이저리그 어워즈 와치'(MLB Awards Watch)에서 류현진이 7월 현재 NL 신인왕 레이스에서 5위를 달리고 있다고 점검했다. 지난 5월 이 칼럼에서 2위로 출발한 류현진은 지난달에는 3위, 이달에는 5위로 내려왔다.
코코란의 이 칼럼은 MVP와 사이영상, 신인상 등 1년 양 대 리그 6명의 수상자 중 지난 3년 동안 18명, 전 수상자를 맞췄다. 또 각 부문 상위 3명씩, 54명 가운데 50명을 적중시킬 정도로 정확성을 자랑해왔다.
최근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수를 쌓지 못한 가운데 11일 애리조나전에서 부진한 게 컸다. 지난달 평가 이후 4주 동안 류현진은 5번 등판 4차례 퀄리티스타트에 1승1패 평균자책점 3.74에 머물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1.44로 시즌 평균(1.25)보다 높았다. 특히 애리조나전 5이닝 5실점으로 올 시즌 가장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코코란은 "류현진의 시즌은 상당히 흥미로운 양상을 보인다"며 스타일 변화에 주목했다. 뜬공과 탈삼진이 많은 투수에서 땅볼로 맞춰잡는 투수로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4월 9이닝 당 11탈삼진, 땅볼과 뜬공 비율이 0.71이었는데, 이후 9이닝 당 5.4탈삼진, 땅볼과 뜬공 비율이 1.25였다. 코코란은 "류현진은 양 쪽에서 모두 비슷하게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진격의 푸이그, 1위 등극…밀러는 3위 추락
한 달 동안 이 칼럼의 순위 변화는 상당했다. 류현진의 팀 동료 '쿠바발 태풍' 야시엘 푸이그가 처음 순위에 등장하자마자 1위에 올랐다. 지난달까지 1위를 지켰던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는 3위로 밀렸다.
푸이그는 당초 지난달까지만 해도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10경기밖에 뛰지 않아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달 당당히 NL 신인왕 레이스 1위에 등극했다.
푸이그는 올 시즌 타율 3할9푼4리, 출루율4할2푼8리, 장타율 6할3푼4리, 8홈런 19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4주 동안은 다소 페이스가 떨어졌다지만 타율 3할6푼4리,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5푼1리, 4홈런, 9타점을 올렸다.
코코란은 "푸이그는 매우 느리게 식고 있다"고 표현했다. 데뷔하자마자 5경기에서 4홈런 10타점을 쓸어담는 등 뜨거웠지만 페이스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신인들이 깊은 슬럼프에 빠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두둔했다.
밀러는 올 시즌 9승6패 평균자책점 2.92로 메이저리그 전체 신인 투수들 중 가장 나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최근 4주 동안은 2승2패 평균자책점 5.41로 부진하면서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3위로 떨어졌다.
2위는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로 시즌 5승5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 중이고, 특히 최근 4주 2승2패 평균자책점 2.16의 호조를 보였다. 4위는 훌리오 테헤란(애틀랜타)으로 시즌 7승4패 평균자책점 3.09로 류현진과 엇비슷했고 역시 4주 동안 3승1패 평균자책점 1.76의 상승세를 보였다.
5위 밖에는 애리조나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 애틀랜타 포수이자 인간 승리의 주인공 에반 개티스 등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