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보라 허스먼 NTSB 의장은 12일(한국시각) 언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판독한 블랙박스 자료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 계기판(플라이트 디렉터) 상의 자동비행 기능과 오토 스로틀 기능에서 이상징후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블랙박스 분석팀이 1,400여개 데이터 항목 가운데 220개 항목을 분석한 결과 엔진이나 각종 날개들은 입력사항에 제대로 반응하고 있던 상태였다"고밝혔다.
NTSB의 이같은 발표는 사고원인으로 기체결함 가능성 보다는 조종사들의 과실에 여전히 무게를 두는 것이다.
허스먼 의장은 "충돌 35초전 고도 500피트를 알려주는 자동음성이 나왔으며, 조종사들이 '착륙체크리스트 확인을 완료'했다는 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충돌 8초전 고도 200피트에서 자동음성이, 충돌 9초전에 고도 100피트를 알려주는 자동음성이 나왔다"며 "이 직후에 조종사들 사이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허스먼 의장은 그러나 "조종사들이 체크리스트 확인 뒤 충돌 9초전까지는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허스먼 의장은 "충돌 3초전 조종사가 '고어라운드'(상승 뒤 재착륙 시도)를 요구했고 충돌 1.5초전에 다른 조종사가 재차 '고어라운드'를 외쳤다"고 설명했다.
'착륙 직전 강한 불빛에 눈이 부셨다'는 조종사 진술과 관련해 NTSB는 해당 조종사를 다시 불러 면담한 결과 "500피트 상공에서 정밀접근지시등(PAPI)를 보고 있을 때 햇빛처럼 보이는 강한 빛을 봤다. 빛은 활주로가 아니라 앞에서 곧장 들어오고 있었다"는 진술을 받았다.
해당 조종사는 이어 "(빛을 직시하지 않기 위해) 시선을 돌렸으며 각종 비행계기판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시력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허스먼 의장은 "나머지 두 조종사들도 이 빛을 언급하지 않았고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에서도 관련된 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NTSB는전날 사고 활주로의 잔해를 치운 뒤 정상운영에 들어간데 이어 이날 블랙박스와 CVR 초기분석을 마치고 여객기 동체를 치우는 작업에 들어간다.
동체를 조각내 조사에 중요한 부분은 NTSB 본부로 이송하고 나머지 부분은 현지 창고에 보관할 방침이다.
NTSB는 현장조사를 이번 주말까지 모두 마치고 내주부터는 법규 검토 등 종합적인 사고원인 분석에 들어갈 방침이다.
허스먼 의장은 "향후 몇달 내에 조사 청문회를 소집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통상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12~18개월이 걸리지만 이번 사고는 심각한데다 관심도 많은만큼 NTSB 최우선 사안으로 삼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한 뒤 "12개월 이내를 목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