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7월 11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정관용>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래간만입니다.
◆ 이종석>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들어가실 때부터 함께 들어가셨나요?
◆ 이종석> 네, 인수위 때부터.
◇ 정관용> 인수위부터 시작해서.
◆ 이종석> 인수위원부터 시작했죠.
◇ 정관용> 그래서 임기 첫 출발할 때는 청와대의 어떤 직함을 맡으셨죠?
◆ 이종석> 3년 동안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 지금으로 보면 통일외교안보수석 비서관이죠. 그거 하다가 통일부 장관으로 갔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래서 통일부 장관 끝내신 게 2006년?
◆ 이종석> 2006년 12월 12일.
◇ 정관용> 12월. 그리고 정상회담은 2007년 10월. 정상회담 때 그때는 공직을 안 맡고 계셨죠?
◆ 이종석> 네. 그때는 그냥 자문의원이었고요. 그때는 이미 학자로 돌아가 있을 때였습니다.
◇ 정관용> 윤병세 현 외교부 장관, 그 당시에 안보정책수석 맡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 이종석> 네.
◆ 이종석> 윤병세 수석은 제가 NSC 차장시절에 정책조정실장이라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밑에 지금으로 하면 정책조정비서관이 되겠죠. 이 정부에는 그런 직책이 없지만 그 자리를 이봉조 씨가 통일부 차관으로 나가면서 그 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채워야 될 때. 주미공사로 있었는데 사실은 제가 직접 윤병세 씨를 청와대에 통일정책조정실장으로 스카웃을 했죠. 그래서 2년간 저랑 같이 일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종석 전 장관 밑에 계셨던 거라고 봐야겠네요.
◆ 이종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현 청와대 안보실장, 김장수 실장. 당시 국방장관 하시지 않았습니까?
◆ 이종석> 네.
◇ 정관용> 그때는 장관하실 때랑 또 겹치나요?
◆ 이종석> 저는 김장수 실장이 합참 작전본부장 할 때. 그때 2003년 말부터 만나서 당시에 이라크 파병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라크 파병을 아르빌로 하는 과정에서, 그때 저랑 호흡을 맞춰서 같이 했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역시 잘 아시는 분이고. 김관진 현 국방부 장관. 그 당시에 합참의장이었는데 그분하고는 또 어떻게 됩니까?
◆ 이종석> 김관진 합참의장은 제가 NSC 차장시절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2004년 12월달에 극적으로 아르빌 방문을 하신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라크 파병부대 아르빌을 방문하셔서 그때 그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는데. 합참작전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제가 그 작전 전체를 다 지휘할 때 군에서 맞춰서 저랑 같이 몇 달 동안. 몇 달이 아니라 그 시기에 같이 작업을 하면서 인연이 있었고 그 이외에도 잘 아는 그런 분이었죠. 하지만 지금 잘 안다는 뜻은 아닙니다. (웃음)
◇ 정관용> 어쨌든 일을 같이 해본 경험들이 있다.
◆ 이종석> 다 일을 같이 했었죠.
◇ 정관용> 왜 제가 새삼 이 세 분하고의 인연을 먼저 첫 질문으로 하느냐면 청와대에서 NSC 사무차장으로 3년 계시고 그다음 통일부장관 지내시고. 물론 정상회담 전에 학교로 돌아가셨지만 그 일하시는 과정에 NLL문제에 대한 뭔가 연구, 검토, 토의 이런 것들이 다 있었지 않았나요?
◆ 이종석> 그럼요. NLL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관장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그때부터.
◇ 정관용> 직접 관장하셨다는 얘기는 지금 제가 언급한 이런 분들과 여러 가지 회의를 하고 하실 때 항상 이 문제.
◆ 이종석> 그런 분들은 그 당시에는 NLL과 관련된 업무에 있지 않았으니까.
◇ 정관용> 그래요?
◆ 이종석> 다만 윤병세 수석은 당시 정책조정실장이었기 때문에 NLL과 관련해서 청와대에서 업무를 맡고 있었지만. 다만 김장수 씨는 국방장관이 되면서 국방장관 회담을 해야 되니까 하셨고 또 아시는 것처럼 10.4 남북 정상회담 직후에 한 달 후에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평양에서 11월달에.
◆ 이종석> 그 국방장관 회담이 열린 이유가 우리 노무현 대통령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하고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이것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군사적으로 이 부분을 보장해 주어야 하는데 이 군사적 보장을 남북 국방장관이 합의를 해야 되죠. 그런데 군사적 합의에 가장 중요한 건 NLL문제였단 말입니다. 그래서 NLL문제를 그때 노무현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서 평양에 간 사람이 김장수 장관이기 때문에 김장수 장관이야말로 NLL에 관련된. 대통령 한테 지시를, NLL 포기 허락을 받았는지. 아니면 NLL에 대해서 “잘 지키세요.”라고 받았는지 그것만 확인하면 되는데. 그분이 그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건 대통령으로부터 자기가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된 거죠. 더 이상 우리가 따져볼 게 뭐가 있습니까?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게. 국방부 장관회담에서 우리 김장수 장관이 당시에 NLL을 기준으로 등거리, 등면적을 주장한 것. 그건 분명히 맞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파트너인 북한에서 온 북한 국방장관은 아니, NLL하고 북측이 주장하는.
◆ 이종석> 해상경계선이죠.
◇ 정관용> 해상경계선. 그 사이가 공동어로수역이라고 정상회담에서 합의됐는데 웬 딴소리냐. 이렇게 주장했지 않습니까? 그것도 팩트 아닙니까?
◆ 이종석> 그렇게 주장했다라고 얘기하는 건 김장수 장관의 증언 아닙니까? 그런데 그 김장수 장관이 북한이 그렇게 얘기했을 때 그것이 저들의 기만전술이다라고 생각해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라고 해서 만약에 그냥 무시했다면. 그다음에 북한이 그걸 갖고 계속 집요하게 얘기했다면 무시할 수 없었겠죠. 무시했다면 그걸로 끝나는데 이게 정말 북한이 집요하게 진작에 그 문제를 제기했다면 당연히 서울에다가 청원을 하겠죠. 남북회담을 하면 평양에서도 서울에 본부가 있어서 계속 모든 사안에 대해서 “이런 얘기 나왔습니다. 이거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게 전혀 없었는데. 아니, 김장수 장관이 그렇게 중요한 게. 정말 북한이 생떼거지로 한 얘기가 아니고 진짜 그것도 한 달 전에 열렸던 정상회담에서 얘기했다라면서 그걸 문제를 제기했다면. 그럼 당연히 보고했어야 되는 것 아니겠어요. 왜 그때에는 보고도 안 하고 아무렇지도 않았다가 지금 와서 그런 얘기를 하나요.
◇ 정관용> 보고가 없었습니까?
◆ 이종석> 없었다는 거죠. 저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지금 이미 그 당시에 있었던 청와대 안보실장이나 또는 통일부에 그게 설치가 되니까 회담과 관련된 내용은 회담 당국에 설치가 됩니다. 거기에 있던 사람들이 다 그런 거 없었다는 거죠. 그러니까 문제가 있는 거죠. 만약에 그렇게 보고가 왔으면 우리가 지시를 할 것이 아닙니까? 두 분 대통령이나 여기 현재 남쪽에 있는 회담 책임지는 본부에서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기만이니까 대처하세요.”라든가 아니면 “그거 사실이니까 그렇게 하세요.”라든가. 당연히 사실이 아니지만 그런 거조차도 없었죠, 당연히. 그러니까 그게 무슨 얘기를 하느냐는 거죠, 지금 와서.
◇ 정관용> 지금 와서 왜 그런 말을 할까요? 북한이 그런 주장을 했었다.
◆ 이종석> 글쎄요. 저도 모르지만 하나 굳이 우리가 얘기하자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닙니까? 국가 이익과 관련된 문제들 말이죠.
◇ 정관용>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때 국방장관 회담이 결렬됐죠?
◆ 이종석> 안 됐죠, 그래서. 왜냐하면 우리는 등거리, 등면적이니까. 그런데 지금 본래는 노무현 대통령이 말씀하신 게. 본래 제가 청와대 있을 때부터 또 통일부 장관 때에는 회의를 여러 번 주재해서 NLL 관련해서는 남북 장성급 회담에 나가면 저들이 그걸 계속 주장하니까. 이 문제에는 남북기본합의서에 기초해서 풀어가야 한다. 남북기본합의서에 기초해서 하면 NLL을 인정한 위해세력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북한은 그걸 받아들이지 않죠. 그다음에 또 하나는 우리가 이 문제는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뀌는 이런 정세의 전환이 있을 때나 가능한 것 아니냐, 이런 입장을 취하게 했어요. 다만 국방장관 회담으로 격이 높아지면 거기에서는 NLL 관련해서 NLL을 나름대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등거리, 등면적의 소위 공동어로지역을 만들어진다는 걸 그때 이미 내부적으로 기회를 갖고 있었죠. 그게 대통령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구상하시면서 그 안이 하나 들어간 거죠, 그 속에. 그래서 당연히 그 당시에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들려면 NLL문제가 합의돼야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은 NLL은 어차피 우리가 그렇게 얘기하는데 북한은 우리말을 들어주지 않으니까 이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그 사이에 아무 일도 없으면 좋은데 그 과정에서 계속 NLL을 중심으로 해서 남북이 군사적인 충돌을 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 정관용> 공동어로수역으로 가자.
◆ 이종석> 이걸 갖다가 논쟁은 논쟁대로 계속하더라도. 여기에 양쪽 군대가 부딪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묘안이 없느냐. 그래서 나온 게 공동어로수역 그다음에 바다목장, 평화경제수역인 거죠.
◇ 정관용> 그게 다 등거리, 등면적을 전제로 한 거예요?
◆ 이종석> 그런데 그 속에서 공동어로구역을 한다면 어떻게 하느냐. 당연히 등거리, 등면적으로 하자라는 거죠. 만약에 그렇지 않고 우리가 남쪽으로 더한다고 그러면. 그거 우리 국민 정서상으로도 그렇고 그게 말이 되겠습니까? 누구도 못 받아들이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때에도 이미 등거리, 등면적은 노무현 대통령님이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서 만든 안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우리가 NLL을 갖다가 NLL 대책방안을 구상하면서 한 얘기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회의록이라고 하는 게 국정원을 통해서 공개가 되지 않았습니까?
◆ 이종석> 네.
◇ 정관용> 그 회의록을 읽어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등거리, 등면적이라는 표현을 안 쓰고 있단 말이에요.
◆ 이종석> 거기까지 가지도 못했지 않습니까? 얘기가. 지금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님이 하고 싶었던 것은 NLL을 넘어서가지고 여기에다 평화경제수역을 만들자는 얘기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상대방이 여러 가지 다른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얘기 과정에서, 대화의 과정 속에서 그러면 어디까지, 얼마만큼 얘기를 진행시킬 건지 하는 거는. 그건 당시의 회담 상황이나 여러 가지.
◇ 정관용> 그런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고 하는 안을 냈잖아요, 구체적으로.
◆ 이종석> 그건 북한이 그동안에 우리한테 주장해 왔던 안입니다. 그 순간에 나온 게 아니고.
◇ 정관용> 기존의 안이 아니고.
◆ 이종석>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북한이 말하는, 자기들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이라는 거는. 99년에 북한이 경계선이라고 해서 경기도와 황해도를 경계 짓는 쭉 해서 서해 5개섬 통항질서 해서 내놓은 그것이 아니라. 저희들이 그 당시에 북한이 이미 2004년 12월달에 자기들 계선이다 그래서 좌표를 찍어서 우리한테 보내온 것이 사실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걸 굳이 국민한테 공개하고 그러지 않은 거는 그걸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왜냐하면 NLL은 북한이 남북기본합의서를 인정해야만 협의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었기 때문에 했는데. 그때 보면 대충 북한이 영해 12해리라는 기준을 가지고 자기들이 금을 긋더라고요, 그 계선이라고. 그래서 김정일이 얘기하는 계선도 바로 자기들이 주장하는 12해리. 그건 보면 연평도 서쪽으로는 NLL보다 어떤 경우는 한 6, 7마일 어떤 경우는 한 2마일 내려옵니다. 그 사이를 하자고 주장을 한 거죠. 그건 김정일 주장이 아니고 전부터 북한이 그렇게 주장했고.
◇ 정관용> 있었던 주장이다.
◆ 이종석> 우리는 그게 안 된다라고 이미 전부터 해 왔던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발언된 몇몇 부분들을 중요시하면서, 일각의 세력들이 말이죠. 오늘 같은 경우도 국정원도 공식적으로 그런 발표를 또 한번 냈고. 국방부도 또 한번 냈고. 즉, 김정일이 주장한 그것을 받아들인다고 하는 것은 NLL을 포기하는 것이고. 그 지역 전체가 안보상으로도 위험해지는 것이다라고 하는 식으로 규정을 자꾸 하고 있단 말이에요. 왜 이렇다고 보십니까? 이거.
◆ 이종석> 그러니까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국가 안보기관들이. 이 기관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나라를 말아먹는 건지, 그걸 우리가 따져봐야 됩니다. 아니, 노무현 대통령이 NLL 관련해서 어떤 발언을 하셨다라는 것은 이미 대화록 속에서도 밝혀졌고. 그 대화록이라는 것 자체를 얘기하는 것 자체도 우스운 겁니다. 왜? 모든 정상회담이건 무슨 회담이건 회담의 결과는 뭐로 나타납니까? 합의문. 혹은 공동성명으로 나타나잖아요.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이외에 나타나지 않는 모든 것들은 다 유효하지 않은 거잖아요. 거기다가 김장수 장관이 결국 대통령 지침을 받고 가서 한달 후에 NLL문제 때문에 결렬이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난 5년간, 그럼 NLL에 이상이 있었습니까? 아니면 북한이 그렇게 주장을 했습니까, 공개적으로?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무엇 때문에 대화록을 갖다가 공개하고 거기서부터 그야말로 철학자들이나 법학자들 중에서도 해석학 하는 사람들이나 찾아가서 해석을 하는.
◇ 정관용> (웃음)
◆ 이종석> 그래도 해석이 안 되는 걸 가지고 해서 국민들한테 그렇게 얘기합니까? 그리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지만. 그래서 우리 국가 중추세력이나 여권이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주장한다면 그걸 보고 북한이 그렇게 주장하면 결국 우리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이건 그야말로 이적 중의 이적행위 아닙니까?
◇ 정관용> 북한은 그렇게 주장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오케이 했다라고 한다면.
◆ 이종석> 그렇게 주장을 한다면, 예를 들어서. 이 주장하는 사람들이 만약에 북한이 “봐라, 새누리당도 그렇게 얘기하는데, 국정원도 그렇게 얘기하는데.” 그러면 뭡니까? 우리나라는 그 당시에 대한민국의 대표가 NLL을 포기한 거고 우리는 거기에 따라 책임을 져야 되는 거잖아요. 이적행위죠. 그 이적행위를 왜 합니까?
◇ 정관용> 왜 한다고 보세요?
◆ 이종석> 아니, 국정운영세력이.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제가 볼 때에는 다른 해석이 불가능하죠. 오로지 유일한 해석은 정략적으로, 자기 사리적인. 당의 이익이나 분파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 거죠. 이런 우리 공동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상식과 원칙을 파기하는 세력들이 바로 국정 운영세력이라는. 이걸 보여주는 것 아닙니까? 이게 우리가 정말 기가 막힐 일이고 이걸 우리가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죠.
◇ 정관용> 적어도 제가 초반에 언급했던 노무현 정부 당시의 외교안보통일 라인의 중요 직책을 맡았던 분들이 현재 박근혜 정부의 주요 직책을 맡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실체를 다 알지 않나요?
◆ 이종석> 그래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같은 경우는 한 번도 이 문제에 대해서 발언한 걸 제가 보지를 못했어요. 뭐, 저희 같이 무슨 전문가 출신이 또 소신을 가지고 정부에 들어가서 장관이 되고 이런 사람들이라면. 정무직에 있는 사람들은 모셨던 대통령을 배신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관료로 오랫동안 커온 사람들이니까 또 한편으로 여러 가지 생리가 저희랑은 다르겠죠. 그런 면에서 윤병세 장관 같이 그래도 발언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나마 오히려 나는 평가를 합니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그런 적 없습니다.”는 못하더라도. 김관진 장관은 어차피 오늘 처음 국방부에서 그런 발표를 했지만 관련된 사람이 아니고. 김장수 장관은 좀 섭섭하죠. 왜냐하면 본인이 대통령 지시를 받은 사람이니까. 정상회담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대통령으로부터 NLL을 포기하라고 지시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만. 그것만 얘기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무슨 대통령이 NLL 포기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든가. 본인이 무슨 평론가입니까? 그런 얘기를 하게. 대통령이 참여했는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정도 하고요. 시간 별로 없습니다만. 지금 개성공단 정상화 실무회담 하는 와중에 북한이 또 갑자기 파상공세를 폅니다. 그건 왜 그런 겁니까?
◆ 이종석> 북한은 이미 다들 말씀하시는 것처럼 핵실험 이후에 대북제재가 나오고 그러면서 지금 전면적으로 대외관계 개선 쪽으로 간다라는 결정을 했다고 봐야겠죠. 그러다 보니까 그 원칙에서 일단 틀 안의 것이 있다고 보고.
◇ 정관용> 대외관계 개선으로 간다라고 하면. 이건 그냥 단순한 남북관계, 남북대화 이런 차원이 아니라 북-미 회담, 6자회담. 여기까지 쭉 이어지는 전략적 변화입니까?
◆ 이종석>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금 6자회담이건 북-미 회담이건 남북회담이건 일본과의 회담이건 다 하자는 거죠. 문제는 그 하자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미국이나 한국정부가 그게 진정성 있는 거냐라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거고. 북한이 그러겠다라는 건 여러 가지 있지만 제가 볼 때 북한과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서. 요즘 흔히 쓰이는 말로 갑을관계로 얘기하자면 갑의 관계에 있는 나라는 오로지 한 나라입니다.
◇ 정관용> 어디요?
◆ 이종석> 중국. 나머지 나라들은 미국도 북한에 대해서 무슨 얘기 하지만 별로 영향력이 없지 않습니까? 실제 제재에 대한 영향력이. 중국이 결국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북한에 대해서 지원하거나 협력하고 이러는 것들이 국제사회에서 보면 “아니, 그런 불량국가에 대해서 너희들이 그래도 세계 G2인데 이거 좀 문제 있지 않느냐.”라는 지적들이 많고 그러니까. 여기에 대해서 아마 중국이 북한에게 가급적 대화로 나오게 하고 이런 식의 무언유언의 그런 압력이 있지 않는가. 그것이 지금 북한의 변화에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을 제가 들어보면. 북한은 그래서 약간의 태도 변화를 보여서 대화하자. 미국한테도 공식적으로 제안하고 막 그러지 않습니까?
◆ 이종석> 네.
◇ 정관용> 중국도 바로 대화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조금 아까 말씀하셨고. 그런데 중국이나 북한의 입장은 조건 없는 즉각적 대화이고. 거기에 대해서 미국은 “아니, 핵 폐기와 관련된 뭔가 조치를 해라. 그래야 대화하겠다.” 뭐 이런 거 아닙니까? 그 차이가 결정적인 것 아닌가요?
◆ 이종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좁혀지느냐 이 말이죠.
◆ 이종석> 6자회담과 관련한 얘기죠. 6자회담이라는 것이 북한의 핵을 폐기시키기 위해서 있는 것 아닙니까? 간단히 정리하면. 그런데 미국은 6자회담에 북한이 나오겠다고 하니까 진정성이 있어야 된다. 또 박근혜 대통령도 대화를 위한 대화는 북한 핵을 고도화시킬 뿐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그런 얘기들이 말 자체로는 다 일리가 있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너무나도 사실은 그런 얘기들이 경시하거나 도외시한 얘기라는 거죠. 무슨 얘기냐면, 일단 6자회담 자체가 북한 핵을 없애기 위해서 만드는 회담이기 때문에. 무엇 얘기를 하든지 간에 6자회담 나와서 얘기를 해야 할 것 아닙니까? 또 하나는 그러면 지금 미국이 회담 나오는 것에 대해서 전제조건을 걸었는데.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해 봐야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불필요하다고 얘기하셨고. 그것 자체로 말은 맞지만. 그러면 지금 북한의 핵이, 2009년 5월달에 북한이 2차 핵실험 한 다음에 대북제재 압박을 가하면서 대화를 서방이 안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사이에 북한이 핵을 갖다가 서방의 그런 압력이나 중국의 압력에 눌려서 지금 무릎을 꿇었든지. 아니면 핵을 개발을 안 했든지. 아니면 억제했든지 그래야 하는데. 6자회담이란 대화를 했던 때보다 훨씬 더, 몇 배 더 강력하게 핵실험을 하고 핵을 개발하고 농축우라늄 공장까지 공개했단 말이죠. 다시 말해서 북한하고 대화를 하지 않는 시기가 북한하고 대화했던 시기보다 훨씬 더 핵개발이 빨리 이루어져 왔다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런가요?
◆ 이종석>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사실 우리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제가 통일부 장관 있을 때 1차 핵실험조차도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북한이 불법행위를 한다고 해서 북한을 제재하면서 대화를 끊었습니다. 그 북한과 대화가 끊어진 상태에서 결국 1차 핵실험이 일어났죠. 그다음에 2009년 이후에 지금까지 일어난. 지금은 북한이 아예 자기네들은 핵 보유 국가다.
◇ 정관용> 공언하고 있죠. 그러니까 대화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그동안 계속 그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해오다가 북한에 핵개발 할 시간만 줬다라고 말하는데. 이종석 장관 지금 주장에 의하면 오히려 대화가 없었던 시기가 핵개발의 속도가 더 빨랐다?
◆ 이종석> 그건 그냥 보면 알 수 있는 거죠. 아니, 2009년 5월달에.
◇ 정관용> 대화를 하면 그나마 핵개발의 시기를 늦춥니까?
◆ 이종석> 6자회담이란 것 자체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를 논의하는 회담자리 아닙니까? 그 자리에 들어가면 너희들이 지금 뭐하고 있냐. 우리가 뭘 의심한다. 또 북한도 바깥세계에 대해서 조심해야 될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물론 6자회담이 의미 있고 진지하게 진행돼야 되죠. 그렇지만 6자회담이 진행되는 것 자체조차도 그건 기본적으로 북핵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는 뜻이죠. 그건 제가 주장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그동안에 그래왔다는 거죠.
◇ 정관용> 역사가 그랬다?
◆ 이종석> 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미국과 우리 정부만 전제조건이 있는 대화. 이런 입장을 보이고 있는 거죠.
◆ 이종석> 전제조건이 있으려면 이른바 갑을관계에서 얘기하면 영향력이 있어야 될 것 아닙니까? 상대방에 대해서. 그러니까 “너 이것 아니면 못 나와.” 그러면 상대방이 영향력을 갖고 안 나왔을 때 오히려 더 아파야 되는데. 북한은 예를 들어서 한국이나 미국이 안 나와 그러면 중국에게 “봐라, 우리가 열심히 나가겠다는데도 못 나오게.”
◇ 정관용> 안 나오지 않느냐.
◆ 이종석> “바리케이트치고 있는데 그걸 우리 어떻게 하느냐?” 하면서 뒤에서 지금도 북한은 훨씬 더 강력하게 핵개발 하고 있다고 봐야 될 것 아닙니까? 그걸 누가 지금, 우리는 북한 핵을 막기 위해서 통제하는 북한에 대해서 압박을 가했지만 그 사이에 더 많은 북한의 핵능력 강화가 이루어졌다는 사실.
◇ 정관용> 그러니까 북한은 중국의 압력 때문에 대화국면으로 나오긴 나왔지만. 미국과 북한이 응해 주지 않으면 다시 돌아갈 것이다?
◆ 이종석>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중국에 대해서도 북한이 쉽게 변명을 할 수 있을 것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럼 결국 이 장관 보시기에 대화가 시작되려면 미국과 우리나라의 입장이 바뀌지 않으면 시작 못 될 것이다?
◆ 이종석> 아마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에게 일정한 정도의 전향된 제스처를 쓰게끔 나름대로 어떤 얘기를 좀 하겠죠. 그렇게 되면 미국도 그 명분에 무엇을 잡아서 나오려고 그러겠죠. 그러니까 지금 전혀 대화의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일단 그렇게 대화 자체를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는 현재상태가 사실상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특별한 압력수단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을 통해야만 되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이 어떻게 본다면 말로만 큰소리를 치는 거지. 상대방 몸에 닿지도 않는 회초리로 마구 치는 척을 하는 것에 불과하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대화에 나와서 상대방을 끌어서 얘기를 해야 된다는 거죠.
◇ 정관용> 그래도 희망적으로 볼 것은 중국의 압력 때문이건 뭐건 북한이 어떤 상징적 제스처라도. 그럼 그걸 명분삼아 대화가 시작되는.
◆ 이종석> 그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북한도 중국의 압박이라는 것이 지금 북한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것 아닙니까? 오로지 지금 북한에 대해서 지금 영향력을 가진 게 중국이라고 봐야 되니까. 또 그것도 있지만 한편으로 북한이 그럭저럭 그냥 겨우겨우 하루 세 끼를 먹느니 못 먹느니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정도는 가지만. 그들이 정말 경제를 뭔가 발전시키려면. 그때는 결정적으로 중국만이 아니라 서방과 남한과도 협력을 해야 하니까 이러한 터닝 포인트를 마련하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그때는 또 협력이 필요하니까. 이런 생각들이 그들이 나오게 하는데 어느 정도나 좌우하는지.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렇게 큰 전략적인 구상, 그런 그림 아래에서 우리가 개성공단, 이산가족, 금강산문제. 이런 대화도 좀 큰 틀 안에서 우리가 임해야 할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각도에서 우리 이종석 전 장관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이종석> 고맙습니다.
◇ 정관용>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함께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