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부지방검찰청 형사4부(부장검사 김충우)는 경찰이 범인과 외모가 흡사하다는 이유로 강도상해 및 강제추행 혐의로 긴급체포한 김모(18)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4월 22일 오전 2시55분쯤 서울 송파구 삼전동 한 집앞에서 A(20·여) 씨의 머리를 때려 쓰러뜨리고 강제추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13일 경찰에 긴급체포됐고 이틀 후인 15일에 구속됐다.
검찰로 송치된 후 김 씨는 블랙박스 영상과 CCTV 속 범인은 자신이 아니라며 범행 일체를 부인했고 이에 검찰은 보완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목격자 '선면조사'(피해자들만 용의자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를 실시하는 한편, 김 씨의 휴대전화 모바일 메신저와 통화내역을 살폈다. 또 공인기관에 블랙박스와 CCTV 등에 대한 영상분석도 의뢰했다.
그 결과 편면 유리로 된 특별조사실에서 목격자와 피의자에 대한 선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목격자는 "김 씨의 턱과 체구 등이 범인과 다르고, 동일인인지 모르겠다"고 진술을 변경했다.
대검찰청 과학수사관실에서 보내온 영상분석 결과 역시 "블랙박스 영상 속 범인과 김 씨의 눈썹 길이, 턱선, 얼굴 형태 등이 상이해 동일인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해상도가 낮아 인물의 특징점에 대한 판독이 어렵지만 머리카락 형태가 다르다"는 영상분석 결과를 통보해왔다.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의 보완수사를 토대로 김 씨가 범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혐의없음 처분을 내려 석방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관이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성실히 학교 생활을 하던 대학생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줌으로써 검찰 본연의 기능인 국민의 인권보호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경찰서 측은 해명자료를 배포하고 "재판 과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항이 아니고 검찰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의 진술번복 등에 의해 증거불충분의 이유로 불기소(구속취소)된 만큼 사건 기록 재검토 및 증거보강 수사 등 혐의여부를 명확히 하기 위해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