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2단계 투자활성화 대책'을 보고하고 이같은 방안을 내놨다.
현재 계획관리지역은 단독주택과 공해공장을 제외한 공장, 운동시설과 종교시설, 문화시설 등만 들어설 수 있도록 허용돼 있다. 법령에서 명시적으로 허용한 건축물만 지을 수 있는 이른바 '포지티브'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법령에서 금지한 건축물을 빼고 모든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아파트와 음식.숙박시설(조례로 금지하는 지역의 경우), 공해공장, 3천㎡ 이상의 판매시설, 업무시설과 위락시설 등을 제외한 모든 건축물의 입지가 가능해진다.
계획관리지역은 대부분 도심에 인접한 외곽지역으로 개발수요가 높고, 그 규모가 전체 국토의 11%에 달한다. 정부안이 도입되면 중형규모의 판매시설이나 중소규모 공장들이 보다 자유롭게 들어설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난개발 우려도 제기된다. 계획관리지역은 장래 도시용지 수요에 대비해 정부가 계획적·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정한 곳이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 설정한 입지규제라는 잠금장치를 해제할 경우, 대도시 외곽지역의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김영삼 정부시절 준농림지역에 대한 규제가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나홀로 아파트와 음식점, 숙박시설 등이 난립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대해 국토교통부 최임락 도시정책과장은 "입지 규제를 풀되, 경관심의나 개발행위허가기준 등 지자체가 갖고 있는 인허가권을 활용해 규제는 현행 수준으로 맞춰 난개발을 방지할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책 가운데서는 케이블카의 입지를 확대하기로 한 방안도 포함됐는데, 이 또한 환경훼손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공원지역 이외의 산에서는 정상대비 50% 이하 높이에만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하도록 한 케이블카 표고제한을 폐지할 방침이다.
케이블카 표고 제한으로 원칙적으로 모든 산에 정상까지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해지는데, 정부는 이렇게 되면 약 1천억원의 투자효과와 주변지역 관광 활성화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카 설치 과정에서 산림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이 표출될 경우 오히려 갈등관리 비용만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오히려 공원 지역 산지를 대상으로 해제 해놓은 표고제한 규정을 되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지규제 완화에 따른 난개발과 환경훼손 등의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얼마만큼 개발이 허용돼야 할지를 놓고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