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악 실적 앞선 경찰, 선정적 보도자료 '빈축'

경찰이 4대악 실적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순천경찰서가 공식적으로 배포한 보도자료가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작성돼 빈축을 사고 있다.


전남 순천경찰서(서장 박승주)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40대 강간 미수범 검거 성과를 홍보했다.

순천경찰은 ‘역시 순천 강력 범죄는 꼼짝 마!, 격투 끝에 검거한 4대악 성폭력 피의자 검거’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통상 언론에서도 ‘흉기’로 표현하는 범행 물품을 ‘과도 칼’ 또는 ‘과도’로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또한 보도자료에서 피해여성이 피해를 당한 과정과 범인의 행적, 검거 경위 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경찰은 또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언급하며 ‘4대악 척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등 홍보성 문구를 삽입했다.

더 나아가 해당 보도자료 파일명에서 강간 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P모씨의 이름을 그대로 노출시키기도 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는 지난해 발표한 ‘성폭력 사건 보도 지침’에서 "피해의 내용을 자세히 묘사해 선정적으로 보도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해당 보도자료를 모니터링한 한 여성인권 활동가는 “경찰이 4대악을 홍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보도자료를 작성한 인상을 받았다”면서 “경찰이 성폭행 피해를 당한 여성의 피해 내용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해 배포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순천 용당동에 사는 회사원 김 모(42) 씨는 “경찰이 4대악 척결을 목표로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다”면서도 “경찰이 공식적으로 배포하는 성폭력 관련 보도자료가 자극적인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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