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기업인은 "북측 담당자와 몇 년 동안 한솥밥을 먹고 지내서 그런지, 마중 나온 북측 담당자와 자연스럽게 껴안게 되더라"며 "남측 기업인들끼리 점심을 먹으면서 '너도 그랬냐, 나도 그랬다'며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인은 "총국 쪽 담당자와 직장장이 나왔는데, 얼굴이 좀 탔길래 '그동안 농사지었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그렇다'고 하더라"며 "반갑게 인사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인들은 4월 13일부터 종합지원센터 내 체력단련실을 운영한다는 내용의 공지가 남아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씁쓸해했다. 북측 직원들이 4월 9일 철수하면서 체력단련실 역시 무용지물이 됐었다.
구내식당 문에 붙은 '봉인' 표지의 날짜는 6월 23일이었다고 한다. 남측 직원들이 철수를 완료하면서 공단이 완전 폐쇄된 것은 5월 3일로, 그로부터 한달이 넘도록 식당이 열려있었던 모양이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텼던 남측 직원들의 흔적과 조기 재개의 희망을 품었던 북한 당국의 의지를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얼어붙은 남북관계와 멈춰버린 개성공단의 현재 상황을 여실히 나타내는 것은 북측 출입사무소 바깥에 위치한 시계탑이었다. 입주기업 로만손이 세운 시계탑은 관리가 안된 듯 2개 모두 시간이 맞지 않았다.
기업인들이 만난 북측 관계자들도 북측 대표단과 마찬가지로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는 모습이었다. 한 기업 대표는 "북측 관계자가 5만 3천명의 노동자가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북측이 절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북측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남측이 원부자재는 물론 기계 설비를 가지고 나오는 것에 대해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 걱정하는 표정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