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오전 10시40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에게 애리조나는 기분 좋은 상대다.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1승을 거뒀다. 4월14일 첫 대결에서는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3안타 맹타를 터뜨리기도 했고, 지난달 13일 두 번째 대결에서는 무패 행진을 달리던 에이스 패트릭 코빈에 판정승을 거두기도 했다.
게다가 이번 상대는 올 시즌 2승1패의 타일러 스캑스다. 모처럼 에이스와 맞대결을 피한 만큼 시즌 8승 가능성도 커졌다.
여섯 번째 도전만에 힘겹게 시즌 7승을 챙긴 만큼 이번에는 기분 좋게 8승째를 챙기고 전반기를 마치겠다는 각오다. 특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애리조나를 2.5경기차까지 쫓아온 다저스이기에 류현진의 호투와 함께 승리를 챙긴다면 격차를 1.5경기까지 좁힐 수 있다.
▲변화무쌍 투구폼, 다시 바뀔까?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류현진이 투구폼이 조금 변했다. 주자가 없을 때도 세트포지션처럼 오른발을 미끄러지듯 마운드에 디뎠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마일로 앞선 16번의 등판보다 확실히 줄었다. 하지만 간결해진 투구폼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공을 원하는 곳에 뿌릴 수 있었다.
사실 시즌 중간에 투구폼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일단 류현진은 새로운 투구폼을 계속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물론 샌프란시스코전에 맞춘 단순한 변칙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전 성공은 류현진을 상대하는 팀을 한 번 더 고민하게 만들었다. 애리조나 역시 마찬가지다.
▲방망이로 혼내줄까?
투수 류현진도 무섭지만 타자 류현진도 무섭다. 시즌 타율 2할3푼5리에 타점 4개를 올리고 있다. 8개의 안타로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 두 번째로 많은 안타를 쳤다.
특히 애리조나와 맞대결에서 불방망이를 뽐냈다. 애리조나 원투 펀치 이안 케네디, 코빈을 방망이로 쓰러뜨렸다. 첫 대결에서는 케네디를 상대로 3안타를 뿜어냈고, 두 번째 대결에서는 코빈에게 3루타를 날렸다. 8안타 중 절반이 애리조나전에서 나왔다. 타자 류현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폴 골드슈미트는 경계 대상
애리조나는 타격이 강한 팀은 아니다. 팀 타율은 2할5푼9리지만 팀 홈런 75개(전체 26위)로 소총 부대라는 말이 어울린다.
하지만 애리조나에도 거포가 있다. 바로 폴 골드슈미트다. 골드슈미트는 타율 3할1푼에 21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장타력에 정교함도 갖췄다. 류현진과 맞대결에서도 6타수 3안타를 쳤다. 홈런이나 타점은 없었지만 2루타가 1개 있었다. 애리조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