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한 마디는 당시 국내에서 시끄러웠던 'SNS 논란'과 오버랩되어 마치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창근에게 한국 축구에 깊은 울림을 선사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메시지의 의미를 물었다.
이창근은 "작년 아시아 대회에서 우승하고 나서 썼던 글이다. 카톡에서 써놓을 정도로 원래 좋아하는 말이다. 이번에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그것을 더 깨달아 적었다"고 글을 남긴 이유를 밝혔다.
이창근은 16강전 승리의 주역이다.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선방을 펼쳐 한국의 8강 진출에 기여했다. 이창근은 승리의 감격이 채 가시지 않은 경기 직후 희대의 명언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남겼다.
그런데 이창근의 트윗은 성인 국가대표팀의 일원인 기성용의 'SNS 파문'과 맞물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창근도 한국발 소식을 접하고 적잖게 당황했다고.
이창근은 "다음 날 기사를 보니까 기성용 선수에게 제가 생각지도 못하게 민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다. 그 글은 경기 후 바로 올린 것이다. 미안하지만 당당할 수 있다. 바로 지울까 생각도 해봤는데 오히려 오해를 받을까봐 내버려뒀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창근이 전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메시지는 이번 대표팀의 색깔을 정확히 반영했다. 특출난 선수가 없다는 우려를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단결된 모습으로 이겨냈기 때문이다.
이창근은 "8강에서 졌지만 4강까지 갈 수 있었던 팀이다. (8강에서) 아시아 팀(이라크)에게 졌다는 게 가장 아쉽다. 선수들이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하나가 돼서 뛰어준 게 너무 고맙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작년 아시아 대회 때도 팀이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게 팀이 뭉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결선 토너먼트는 희비의 연속이었다. 16강전에서 값진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지만 8강전에서는 이라크에게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했다. 이창근은 "콜롬비아전 때 모든 스태프들이 울었다. 감정이 메마른 나조차 눈물이 고였다. 더 잘하고 싶었는데 승부차기로 져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