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朴,개성공단 정상화로 박정희 7.4 살려야"

이 인터뷰는 매일 아침 7시-9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協 부회장>
- 北 발표 '환영' 南 수용 희망
-기업들 사느냐죽느냐 절박 상황
-3개월 방치된 기계확인 급선무

<정동영 前 통일부 장관>
-北, 남남갈등 조장? 어거지 해석
-개성공단 폐쇄땐 남북관계 깜깜절벽
-차관급 회담 추진...기회 살려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유창근 부회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어제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보죠. 오전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모여서 성명을 냈습니다. 방북 허용 안 하면 우리는 설비를 빼겠다. 그런데 불과 한 5시간 후에 북한이 방북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반전이 이뤄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북한이 공식채널을 이용해서 통지했다는 겁니다.

그전에도 방북 허용한다, 허용한다 말은 했는데 이렇게 공식적인 건 아니었죠. 이렇게 되면 우리 정부의 입장이 궁금해집니다. 오늘 오전에 회의가 있다는데요. 그전에 개성공단 입주민들의 입장을 먼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개성공단 기업협의회 유창근 부회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유창근 부회장(자료사진)
◇ 김현정> 어제 저녁 북한의 공식통지 듣고 놀라셨죠?

◆ 유창근> 그렇습니다. 지난번에 한번 큰 기대를 했다 실망이 있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오비이락이라고 우리가 극단적인 설비 이전에 대한 표현을 한 뒤에 나온 이야기라서 저희들이 상당히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늦었지만 환영한다, 이런 말씀인가요?

◆ 유창근> 네.

◇ 김현정> 우리 정부도 승인을 할까요?

◆ 유창근> 우리 정부도 승인을 안 할 이유가 지금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조평통이라든가 이런 언론매체를 통해서 불확실하게 왔지만 이번에는 판문점 채널을 통했고 그다음에 군통신선을 재개하겠다고 했고 기본적인 신변보호에 대한 절차라든가 모든 부분들에 대해서 일단 합법적인 절차를 취하겠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신중하게 검토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동안 우리 정부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거둬들일 수는 없다. 북한 마음대로 문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 못하게 하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서요.

◆ 유창근> 그 부분은 금강산이 5년간 그런 전철을 밟은 사례가 있는데, 개성공단에 대한 어떤 오해는 재발방지라는 것도 개성공단이 살아 있어야 서로 협의가 되는 건데, 아예 죽어 있으면 금강산처럼 대화가 안 돼요. 그렇기 때문에 개성공단은 일단 움직이고 있으면서 거기에서 어떤 재발에 대한 협의라든가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은 일단 정상화를 시켜놓고 거기에 따르는 어떤 협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지금 정상화 안 되면 이대로 아예 닫힐 수도 있다, 이런 생각도 하시는 거예요?

◆ 유창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일부 언론에서는 지금 방북이 성사가 되든 안 되든 아예 공장 철수를 생각하는 기업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오던데 사실인가요?

◆ 유창근> 그건 오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4월 3일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우리는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왔고, 다만 이제 기업의 생존이 한계에 왔기 때문에 이대로 북쪽에서 열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입장에서 설비라도 갖고 와서 기업이 살아있어야 나중에 정상화돼서 들어가든 뭘 하는데 지금은 사느냐, 죽느냐 그 절박한 입장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철수라는 부분하고 별개 얘기로 판단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빼려고 한다는 얘기는 와전된 얘기군요. 기업들은 여전히 거기서 쌓은 노하우, 지금까지 투자한 것들 살려서 가고 싶은 입장, 이건 변함이 없다는 말씀.

◆ 유창근> 당연하죠. 지금 주로 개성공단에 들어온 기업들은 이미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유턴했던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원가한계의 경쟁력을 극복해서 9년간 피땀 흘려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놨는데, 이제 와서 그러면 사실 다른 데로 갈 데가 없기 때문에 사업을 접어야 돼요.

◇ 김현정> 갈 데가 없어요? 동남아 같은 데로 갈 수는 없나요?

◆ 유창근> 동남아도 이제 원가경쟁력 때문에 한계에 와 있어서 일부 인가공업체들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습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유일한 남북관계의 교역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개성공단만큼 싼 곳이 없는 겁니까?

◆ 유창근> 그런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럼 북한이 방북을 허용한다. 그리고 오늘 우리 정부도 방북 허용 입장을 밝힌다. 이렇게 되면 설비 이전, 설비 빼겠다는 것은 없던 일이 됩니까?

◆ 유창근> 저희가 설비에 대해서 제일 염려했던 것은 뭐냐면 주로 기계, 전자업종에서 표현한 건데. 한 3개월 정도 방치가 되면 사실 설비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게 지금 불확실해져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이라도 이 설비를 보고 판단해야 될 시점이다. 올라가서 설비 상태를 봐야지, 설비를 빼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설비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 상태가 지금 더 걱정입니다.

◇ 김현정> 설비를 멈춰놓고 기다릴 수 있는 기준이 3개월이군요. 일단은 들어가서 판단을 해 봐야 되는 문제.

◆ 유창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서 정확한 상황 몇 가지를 좀 정리하고 갈게요. 그럼 공단이 문 닫은 지난 3개월 동안 못 들어간 건 물론이고 북측 관계자 누구와도 전화 통화조차 못 하셨던 거예요?

◆ 유창근> 그렇죠. 4월 3일 이후에 단절시켜놓고 4월 27일 전원 철수한 뒤에는 그 누구하고도 대화를 할 수 없었고 우리 공장을 가서 볼 수도 없었고. 그래서 애간장을 태웠던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개성공단에 있는 123개 기업의 모든 공장이 다 문이 잠긴 상태 그대로?

◆ 유창근> 그렇죠. 지금 문 잠긴 상태로 있는 건지 그게 열려있는 건지조차도 모르니까.

◇ 김현정> 그것도 모르겠고. 그 안에 설비가 어떻게 돼 있는지 당연히 모르고.

◆ 유창근> 그렇죠.

◇ 김현정> 지난번 제가 인터뷰를 하다가 듣기로는 그 숙련된 북한의 기술자들, 그동안 우리가 노하우 다 전수했기 때문에 상당히 아까운 인력들인데, 이 기술자들도 중국 같은 데로 빠져나갔을까 봐 걱정된다고 하셨어요. 이 기술자들 소식도 모르십니까?

◆ 유창근> 그렇죠. 설비는 유형이지만 9년 동안 훈련시켜놓은 무형의 기술자들 가치라든가 이게 만약에 흩어진다면 개성공단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됩니다. 우리가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때 가장 먼저 원하는 것이 뭐냐 하니까 정상원대복귀. 그들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야 된다. 그런데 만약에 다 뺐으면 그것 또한 심각한 일이 되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회의 전에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정부한테 하고 싶은 말씀, 해 주세요.

◆ 유창근> 오늘이 7.4 공동성명이 발표돼서 남북 간에 문이 열렸던 아주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이러할 때 남북관계의 불씨 하나도 꺼뜨리지 않고 불씨가 있어야 우리가 그걸 살릴 수 있는 희망을 갖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좋은 소식을 우리에게 줬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창근>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개성공단 기업협회 유창근 부회장, 이야기를 먼저 들어봤고요. 이번에는 개성공단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분이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연결해 보겠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기업주들의 방북을 허용한다. 판문점 연락채널 정상화도 동의한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이것은 남북이 뭔가 물밑교감 하에 나온 이야기입니까?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자료사진)
◆ 정동영> 그러면 좋겠는데 지금까지 남북관계 추이를 보면 아마 일방적인 발표 같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걸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우리 정부의 입장도 그동안 사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거둬들일 수는 없다. 북한 마음대로 닫았다 열었다,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어제 북한 제안도 우리 정부 난처하게 만들고 남남갈등 조장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던데요?

◆ 정동영> 그거는 억지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동안 북이 철수시킨 노동자들을 석 달, 남이 우리 관계자들을 철수시킨 지 두 달이거든요. 그런데 이 정도면 됐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북의 버릇을 이번에 고쳐놓겠다 하는 심정을 이해합니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의 순서가 있잖아요. 우선 살려놓고 봐야 됩니다. 기업을 살려놓고 그다음에 할 얘기를 풀어가는 것이 저는 사리에 맞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판문점 직통전화 채널을 연다는 그런 북의 신호를 실마리로 잡아서 남이 좀 적극적으로 움직여줘야 합니다.

◇ 김현정> “오늘 허용하겠다.” 우리도 이런 입장이 나와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 정동영> 그렇죠. 이럴 때 금방 말씀처럼 다른 문제는 다음에 따지기로 하고, 자리가 열렸을 때. 우선은 기업체들의 방북 허용, 이것은 인도적 차원에서도 아니 가겠다는데, 저쪽에서 오라는데 그걸 막는 것은 더 이상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기계는 녹슬고 고객은 떠나고 기술자들도 떠나고 매출은 제로로 떨어지고. 그 심정이 얼마나 막막하겠습니까? 그래서 어제 발표한 것도 정말 “정부가 남이든 북이든 못하겠으면 못한다고, 개성공단 못하겠으면 못하겠다고 말이라도 해 달라” 이런 기자회견이었는데, 그분들 심정을 역지사지에서 입장 바꿔서 생각해 봐야 할 시점입니다.

◇ 김현정> 우선 살려놓고 보자,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런데 어떤 분들은 아니, 개성공단 살릴 필요가 뭐가 있겠느냐. 북한이 자꾸 이거 가지고 속을 썩이니 그냥 기업들한테 물어주고 폐쇄해 버리자, 이런 주장하는 분들도 더러 계세요.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정동영> 그러면 남북관계는 없이 살겠다는 것인데요. 그것은 무책임한 얘기고 지금 동시대를 사는 국민으로서 저는 역사의식의 결핍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남과 북은 교류해야 하고 공존해야 하고 그래서 평화적으로 통일로 가는 것이 결국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 모두의 상식이고 순리 아닐까요?

◇ 김현정> 역시 개성공단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끈이라도 되는 게 아니냐, 이런 말씀이세요.

◆ 정동영> 그렇죠. 유일하게 남아있는 끈이죠. 이것마저 닫히면 완전 깜깜 절벽인데. 그런데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개성공단은 안 죽는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어떻게 그렇게 확산하십니까?

◆ 정동영> 왜냐하면 닫히고 나면 남과 북이 얻는 게 없잖아요. 이걸 열면 북도 얻고 남도 다 얻는 게 있는데 그래서 저는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고요.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북에 대해서 단호한 조처와 그런 입장을 취해 온 것을 십분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그런데 이번에 허용되는 건 방북 허용입니다. 재가동 결정은 아니에요. 재가동까지 가려면, 개성공단 살리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하다, 어떤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정동영> 당연히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당국회담이 열려야 하죠. 그리고 그건 열리게 돼 있습니다. 제가 열리게 돼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그동안 이렇게 막아놨던 것은, 이것은 기 싸움이거든요. 이게 일단 업체가 방북해서 공장을 둘러보게 되면 분위기는 일변합니다.

그리고 마침 오늘 또 좋네요. 7.4 공동성명 41년인데요. 7.4공동 선언은 종이로만 남아 있지 실천은 안 됐어요. 오늘 7.4 공동성명 41년 되는 날인데 제1항에 보면 남과 북은 사상과 이념, 제도 차이를 초월해서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자, 이렇게 선언하고 있고.

2항에 보면 서로 상대방을 중상비방하지 않는다. 3항에 민족적 연계를 회복하고 서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다방면의 교류를 실시하자, 이런 합의들이었는데요. 이것을 당시 합의주체였던 박정희 대통령의 따님인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그런 정신을 한번 살려서 개성공단에 대한 전향적 조치를 취하기 아주 좋은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버지의 정신을 살리기에 아주 좋은 날이다. 오늘 결정이 잘 났으면 좋겠다, 이 말씀이세요. 지금 개성공단 당국자 회의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지난번에 당국회의, 장관급 회의 하려다가 그렇게 깨지지 않았습니까? 그 후로 분위기가 더 안 좋아졌는데요. 개성공단만 원 포인트로 회담하자는 말씀이신가요?

◆ 정동영> 그렇죠. 이제는 다시 장관급 회담을 가려면 시간이나 여러 가지 절차에 소모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선 개성공단을 살려놓고 그다음에 차관급 회담이든 총리급 회담이든 장관급 회담은 아마 격과 급 문제 때문에 당분간은 어렵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야기 나온 김에 최근에 ARF에서 북한이 왕따 당했다, 이런 뉴스도 나오고. 김계관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 급히 방문하고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북한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 겁니까?

◆ 정동영> 북한도 분명히 3차 핵실험 이후에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더 소외가 깊어졌고. 특히 중국으로부터 냉랭한 반응을 접하고 나름대로는 새로운 방향 전환모색, 그런 속에서의 북한의 특사 파견, 일본 특사의 접수 그리고 다시 중국에 6자회담 대표를 보내고 러시아로 보내고 하는 바쁘게 나름대로는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데.

이게 꼬이는 핵심은 남북관계가 끊어져 있는 거예요. 북으로 봐서도 남북관계의 회복이 절실하거든요. 그러면 지금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발언권과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절호의 국면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북한도 절실해진 건 절실해진 거군요. 어제 방북 허용하겠다는 통지를 공식채널을 통해서 내보낸 것도 어떻게 보면 다 통하는 면이 있는 거네요?

◆ 정동영> 그렇죠. 북으로서는 지금 개성공단 폐쇄라는 게 패착입니다. 아마 내부적으로도 비판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마는. 어쨌든 그런 결정도 최고지도자의 결정 없이는 그렇게 철수하지 못했을 거예요. 어쨌든 이걸 자기들도 회복하기 위해서 전전긍긍하는 입장이라고 보여 지고. 그렇다면 이제 대승적 차원에서 우리 정부가 누님 입장, 형님 입장에 서야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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