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서 수송용 헬기 추락…23명 사망"(종합)

당국 "강풍으로 산봉우리 충돌한 듯…승무원 등 5명만 생존"

러시아 극동 야쿠티야 공화국에서 2일(현지시간) 28명이 탄 수송용 헬기 미(Mi)-8이 추락해 23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야쿠티야 공화국 정부 부총리 아나톨리 스크리비킨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0분(현지시간)께 공화국 내 우스티얀스크 지역 산악 지대에 3명의 승무원과 25명의 승객이 탄 Mi-8 헬기가 추락했다. 사고 헬기는 현지 항공사 '폴랴르니흐 아비아리니이' 소속으로 한 마을에서 다른 마을로 승객들을 운송중이었다.

스크리비킨은 산악 지역의 고개를 넘던 헬기가 돌풍에 휘말리면서 균형을 잃고 날개가 산봉우리에 부딪히면서 지상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헬기는 추락 직후 화염에 휩싸이면서 불탔다.

헬기 기장은 통신이 끊기기 직전에 위성 전화를 통해 산에 부딪혔다는 통보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11명의 어린이가 포함된 탑승자 가운데 23명이 사망하고 3명의 승무원과 여성 1명, 어린이 1명 등 5명만 생존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야쿠티야 공화국 의회 의원과 현지 투자회사 사장 등 고위인사들도 포함됐다.

사고 직후 재난 당국은 150여명의 수색·구조 인력과 7대의 항공기를 투입해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으나 악천후로 현장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은 강풍이 몰아치는 사고 지역 인근의 악천후가 하루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비상사태부 장관 블라디미르 푸치코프는 지상 구조대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

옛 소련권 국가들의 민간 항공기 운항 관리 기구인 '국가간항공위원회(MAK)'는 사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로선 악천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하강하는 강한 바람이 헬기를 산봉우리로 몰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옛 소련 시절인 1960년대 개발된 다목적용 헬기인 Mi-8은 지금까지 러시아와 외국에서 군용, 민간용 등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앞서 5월 말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주에서도 현지 군사항공아카데미 훈육센터 소속의 군용 헬기 Mi-8 1대가 추락해 엔지니어 1명이 숨졌다. 지난 3월에는 아프리카 중부 콩고 공화국에서 러시아제 화물 수송용 Mi-8 헬기가 추락해 승무원 4명이 사망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