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첫 방송된 '황금의 제국'의 시청률은 전국기준 8.5%를 기록했다. 무난한 수치지만, 동시간대 꼴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설희(장신영 분)의 미인계를 이용, 자신을 위협하는 국회의원을 죽이고 유유자적 서윤(이요원 분)과의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태주(고수 분)의 핏기없는 모습을 시작으로 서민의 아들 태주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게 된 원점으로 돌아가 서윤-민재(손현주 분)와의 악연이 그려졌다.
신도시개발, IMF, 구조조정 등 전 국민이 황금의 투전판에 뛰어들었던 1990년대. 명문대 법대생 태주는 사법고시 1차 시험에 거뜬히 합격했지만, 신도시 재개발에 의해 아버지의 상가가 철거될 위기에 몰려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과외판을 전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태주의 노력에도 상가철거 반대 농성 중인 아버지는 무리한 진압으로 치명적인 화상을 입어 생사를 넘나들었다.
이는 모두 성진그룹 부회장 민재와 최동성 회장의 둘째 딸 서윤으로 인한 것. 최동성(박근형 분) 회장이 위독한 사이 회사에 끼친 손실을 빌미로 사촌지간인 서윤이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 최동진(정한용 분) 부회장의 해임안을 상정할 것임을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농성 협상이 결렬되자 민재는 결국 조폭출신 조필두(류승수 분)를 불러 노점상들을 처리할 것을 지시했고 이와 동시에 이사회에서 역으로 서윤을 상대로 최동성 회장의 건강상태를 짚으며 결국 임시경영권을 가져와 가족 간의 '전쟁'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민재와 서윤의 지리멸렬한 그룹 경영권 싸움의 피해자 태주는 그 시각 수술비 3000만 원을 구하기 위해 고교 선배이자 부동산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던 설희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고, 필두의 차를 몰아 함께 전복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수술비를 구해 모두를 짠하게 만들었다.
피범벅이 된 태주는 사고 현장에 떨어뜨린 지갑을 단서로 찾아온 형사들이 쫓아오는 와중에도 현금 3000만 원을 내밀며 아버지의 수술을 요구했지만, 이 순간 최동성 회장인지, 태주의 아버지인지 모를 환자의 심장박동이 멈춤과 동시에 세 남녀의 모습이 겹쳐져 궁금증을 자아냈다.
첫 방송부터 인물 간의 악연을 몰입도 높게 그려낸 '황금의 제국'은 고수·이요원·손현주 각각의 캐릭터를 살리는 내면연기와 디테일이 살아있는 표정 연기, 장신영·류승룡 등 조연들의 명품 연기까지 더해지며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출연 배우들의 열연뿐 아니라 고수·이요원·손현주 세 남녀의 욕망의 싸움을 그린 탄탄한 스토리와 몰입도 높은 극 전개는 향후 '황금의 제국'의 월화극 왕좌 등극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꼴찌'로 시작한 '황금의 제국'이 전작 '추적자'와 마찬가지로 뒷심을 발휘해 '명품 드라마'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