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 주춤? 간판 프로그램 인기는 여전

막강한 자본력 등에 업은 케이블 채널서 여전한 인기 과시

MBC '위대한 탄생', KBS '탑밴드', tvN '코리아 갓 탤런트' '오페라스타'…지난해 말부터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폐지를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한풀 꺾였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의 폐지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위기론을 언급하기엔 성급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 여전히 잘나가는 '슈스케', '마셰코', '도수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이끈 Mnet '슈퍼스타 K'는 시즌5를 앞둔 지금까지 건재한 모습이다. 지난달 29일과 30일 양일간 서울지역 2차 예선이 있던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은 '슈스케5'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010년 첫 방송을 시작한 온스타일 '도전!슈퍼모델 코리아'도 올해 8월 시즌4 방송을 앞두고 있다. 최근엔 '도수코4' 본선 진출자들이 이효리 '미쳐'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대한민국 '식문화 아이콘'을 찾는다'고 출사표를 던진 올'리브 '마스터셰프코리아'는 지난해 시즌1에서 최고 시청률 2.64%(TNmS/케이블 유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올해 시즌2도 참가자들의 사연과 요리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상파에서 유일하게 남은 오디션 프로그램 SBS 'K팝스타'는 벌써 시즌3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가요계 3대 기획사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수장들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할 뿐 아니라 데뷔까지 보장하면서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이 대거 지원하고 있다.


◈ 오디션 프로그램, 장르 다양해지고 세분화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르도 한층 다양해지고 세분화됐다.

오는 20일 첫 방송을 앞둔 Mnet '댄싱9'은 장르, 연령,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최고의 춤꾼을 가리는 댄스 서바이벌이다. '슈스케'를 탄생시킨 김용범 CP가 기획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Mnet '쇼미더머니'는 실력파 래퍼들을 발굴한다. 결승무대를 앞둔 Mnet '밴드의 시대'는 인디와 오버 구분 없이 최고의 실력을 갖춘 밴드들이 참가해 주제에 맞는 곡을 선곡하고, 콘셉트에 맞게 무대를 꾸며 배틀을 펼친다.

◈ 공룡 채널 CJ, 오디션에 강한 이유는?

공교롭게도 최근 강세를 보이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케이블 채널, 특히 공룡 기업인 CJ E&M채널에서 주로 제작되고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 정덕현 씨는 케이블 채널의 오디션 프로그램 강세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꼽았다.

정 씨는 "오디션은 '차별화'가 있어야 한다.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시즌마다 시청자들에게 다르게 보여줄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며 "케이블은 먼저 나서서 시도하는 부분이 있지만, 지상파의 경우 안정되고 검증된 것만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들의 흥미도도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슈스케5' 연출을 맡은 이선영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붐을 이뤘던 시기와 달리 시청자들이 갈수록 일반인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무대에 무감각해진 것 같다"고 지금의 상황을 분석했다.

그럼에도 몇몇 프로그램들의 강세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각각의 프로그램마다 목적과 성향이 뚜렷하다"며 "'슈스케'가 강한 이유도 다양한 장르와 색깔을 가진 지원자들이 계속해서 참여하기 때문이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관계자는 '자본력'과 '집중력'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는 풍부한 자본과 전사적인 집중이 필요한데 지상파에서는 이 두가지를 구현하기 어렵다"라며 "공룡채널이자 사기업인 CJ E&M의 경우 오너의 각별한 관심 하에 전사적으로 특정 프로그램에 집중한다. 게다가 사기업 특성상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일명 '악마의 편집'같은 재미를 추구하게 된다. 지상파에서는 어려운 구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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