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공판장 '허위경매'로 불법 수수료 100억원 뜯어

과거에도 2차례나 적발됐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아

수협중앙회가 운영하는 공판장에서 경매를 실시하지도 않고 경매가 이뤄진 것처럼 꾸며 100억원대의 수수료를 받아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허위 경매서류를 작성해 중도매인들로부터 5년간 100억원 상당의 경매수수료를 불법 징수한 혐의로 이모(55) 공판장장 등 임직원 18명과 수협중앙회 법인을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 지역의 한 공판장에서 수산물 경매 업무를 담당한 이 씨 등은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서류상으로만 경매를 실시한 뒤 중도매인들로부터 낙찰금액의 최고 3.8%를 수수료를 받는 수법으로 모두 10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중도매인들에게 가족이나 친지, 거래처 등으로 허위 출하자를 등록하게 한 뒤 실제 경매가 이뤄진 것처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인 경매에서는 경매를 위탁한 출하자들이 공판장에 수수료를 지급하지만 A공판장에서는 출하자 자체가 ‘가짜’이기 때문에 중도매인들이 고스란히 수수료를 부담한 것이다.

아울러 A공판장 측은 중도매인별로 매달 1800만원에서 3천500만원씩 허위경매 실적 기준을 설정하고 실적에 미치지 못하면 등록을 취소하거나 영업에 불리한 위치로 영업장을 옮기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공판장 측이 거둔 경매수수료 자체는 공식 자금내역에 기록돼 개인적으로 빼돌리는 등의 불법적인 자금 사용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도매인들은 허위경매에 응해 실적을 내야만 좋은 위치에서 계속 영업할 수 있기 때문에 공판장 측에 일종의 ‘자릿세’를 냈다”며 “A공판장은 과거 같은 사안으로 수사당국에 2차례나 적발됐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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