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동이장'에게 감동을 준 소녀 팬의 편지

2011년 12월 최강희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으로 발탁됐을 당시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한 학생의 편지 (사진 제공/전북 현대)
"태어나서 이런 끔찍한 일은 없었어요"

'봉동이장'으로 돌아온 최강희 감독의 표정은 너무나 밝아보였다. "나는 역시 봉동 체질인가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럴만도 했다. 부담이 많았던 국가대표팀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나 1년6개월만에 다시 전북 현대의 지휘봉을 잡은 30일 오후, 수많은 팬들이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몰려와 돌아온 '봉동이장'을 향해 격한 환영을 보냈다.

경기 도중 새삼 2년 전 구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이 화제가 됐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한 전북 팬이 최강희 감독에게 전한 편지다.

"아 ㅠ.ㅠ", 눈물로 시작된 글은 "전북은 이제 망했어요", "최강희 감독님 돌아오세요. 저 슬퍼요", "감독님 왜 떠나셨어요? 다른 사람들 모두 슬퍼한단 말이예요", "태어나서 이런 끔찍한 일은 없었어요. 빨리 제 고향 전북으로 돌아오세요" 등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 위해 잠시 전북을 떠나야 했던 '봉동이장'을 향한 그리움과 애틋한 마음으로 가득 찼다.

그래서 전북은 최강희 감독의 복귀를 맞이해 당시 글을 올렸던 팬과 최강희 감독의 감독의 특별한 만남을 주선했다.

경기 후 만남을 가진 최강희 감독은 "부모님이 너무 긴장을 하셔서 그런지 말을 못하더라. 경기장에 오기 전에 글을 봤다. 나중에 다시 만나서 맛있는 거 사줘야 할 것 같다. 어린 친구가 너무 고맙다. 그런 분들이 많아 일일이 고맙다는 표현을 못했다. 오늘 대승이 우리 팬들에게 많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전북은 이날 케빈과 이동국이 각각 2골씩 몰아넣은 데 힘입어 경남FC를 4-0으로 완파했다. 최강희 감독의 마음을 뭉클케 한 소녀 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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