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 자격을 갖췄다. 피안타 7개와 볼넷 3개를 허용했지만 위기를 잘 넘기면서 실점을 최소화했고, 3-2로 앞선 7회말 공격 때 대타 제리 헤어스톤으로 교체됐다.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 이후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류현진은 5경기 만에 값진 시즌 7승째를 눈앞에 뒀다. 특히 200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메이저리그 최고 좌완 중 하나인 클리프 리에게도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9회초 야수진의 연이은 실책으로 경기가 동점으로 바뀌면서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갔다. 비록 승리는 날아갔지만 다저스는 4-3으로 승리 최근 상승세를 이었고,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2.85에서 2.83으로 조금 끌어내렸다.
출발은 불안했다. 초반 변화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마이클 영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체이스 어틀리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76마일 커브가 높게 제구됐다. 류현진은 지미 롤린스를 3루 땅볼로 돌려세운 뒤에도 도모닉 브라운드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다행히 델몬 영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1실점으로 1회를 마쳤다.
다저스 타선이 1회말 공격부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야시엘 푸이그의 안타,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볼넷에 이어 핸리 라미레즈의 스리런 홈런이 터지면서 단숨에 3-1로 경기를 뒤집었다.
부담을 던 류현진도 2회초 벤 리비어에게 2루타 1개를 맞았지만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3회초 다시 한 번 어틀리를 막지 못했다. 영을 1루 땅볼로 가볍게 처리한 류현진은 이번에는 89마일 패스트볼을 통타당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연타석 홈런 허용이자, 시즌 9번째 피홈런이었다. 류현진은 롤린스, 브라운을 범타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4회초에도 위기를 맞았다. 선두 타자 델몬 영을 볼넷으로 내보낸 류현진은 존 메이버리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리비어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카를로스 루이스를 인필드 플라이로, 클리프 리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5회초에는 2사 후 롤린스에게 안타를 맞기도 했지만 영부터 시작되는 상위타선을 잘 요리했다. 특히 연타석 홈런을 때린 어틀리를 패스트볼 6개로 윽박지르면서 포수 플라이로 잡았다.
류현진은 6회초 조금 흔들렸다. 하지만 위기 탈출 능력은 일품이었다. 선두 타자 영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메이버리를 투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엮었다. 또 리비어에게 2루타, 루이스에게 고의 사구를 허용하며 2사 1, 2루 위기에 놓였지만 리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초는 깔끔했다. 류현진은 영을 유격수 땅볼, 어틀리를 1루 땅볼, 롤린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첫 삼자 범퇴를 기록했다.
8회초부터는 파코 로드리게스가 마운드에 올랐다. 로드리게스는 한 타자만 막고 로날드 벨리사리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벨리사리오의 난조로 인한 1사 만루 위기. 하지만 벨리사리오가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았고, 이어 등판한 J.P. 하웰이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고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9회초 야수들이 류현진의 7승을 날렸다. 선두 타자 영의 타구를 푸이그가 뒤로 빠뜨리면서 무사 2루가 됐고, 1사 3루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를 잡은 켐프의 악송구로 동점을 허용했다.
한편 다저스는 라미레즈의 안타, 안드레 이디어의 볼넷에 이어 A.J. 엘리스가 적시타를 날리면서 4-3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