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홍보지원대는 1996년 기존의 문화선전대를 통합하여 발족하였는데 당시부터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아무리 특수 보직이라고 해도 연예인으로 활동하다 현역으로 입대한 병사들을 군부대 소속이 아닌 국방홍보원이 관리하면서 국군TV나 국방FM에 출연케 하고, 위문열차 등 홍보지원대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들이 초병 근무도 하고 사격훈련, 혹한기훈련 등 군인 기본훈련들도 받기도 한다지만 연예활동의 연장을 위한 개인적 연습이 더욱 중요한 훈련이 되기에 군인의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직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군복무를 하며 경력이 단절되는 대다수 사병에 비하면 특혜를 받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지적에도 국방부에서 국군홍보지원대와 홍보병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변화해가는 사회에 발맞춰 군도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족과 떨어져 전쟁을 준비하며 황금 같은 젊은 시절을 단체 생활 속에서 보내야만 하는 군인들은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들을 위로하며 사기를 북돋우는 홍보지원대의 역할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아무리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해도 사병이며 군인의 신분이기에 휴대전화를 무분별하게 사용하여 보안규정을 위반하거나 사복 차림으로 숙소를 이탈하여 안마시술소 출입하는 등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자행하는 것은 군인복무규율과 군형법을 위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들의 일탈에 대한 책임을 져야 마땅한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이런 일탈을 가능하게 했던 관리 시스템이다. 국방부와 국방홍보원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관리 시스템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치료 목적으로 안마시술소를 찾아갔다는 사병의 해명을 앵무새처럼 반복해 대는 상관을 보면서는 문제의 해결보다 문제의 축소와 책임의 회피에 목숨을 거는 군의 전근대적인 태도가 모든 문제의 출발점임을 확인하게 된다.
국방부와 군은 때에 따라 '지금은 휴전 상황'이라며 분단을 팔고, 위기를 부풀려 자신들의 기득권을 사수한다. 하지만 그런 전시 상황에 군 간부들은 골프를 치고, 퇴역 장성은 무기브로커가 되고, 사병들은 방치하고 있다. 단지 홍보지원대만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인지, 아니면 뿌리채 군 전반을 개혁해야 하는 시점인지 냉정히 반성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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