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대구 동부경찰서에서 '용감한 시민상'을 받은 장우현(21·영진전문대)씨는 살포시 웃으며 입을 뗐다.
그는 지난 14일 하마터면 살인사건으로 번질 뻔한 아파트 주민간 쓰레기 다툼에서 의식 잃은 70대 노인을 구했다.
당시 장씨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병원에 모셔가기 위해 귀가하다가 대구 동구 율하동 한 아파트 상가 앞 공터에서 중년 남성(56)에게 둔기와 병 등으로 맞고 있는 노인(75)을 발견했다.
이미 주변에 1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있었지만 아무도 상황을 말리지 못했다.
그는 "피의자가 워낙 심하게 폭력을 행사해 아무도 말릴 생각을 못하신 거 같아요"
그는 "옆에서 다리를 절며 지팡이를 짚고 계신 한 할아버지가 자기 친구가 맞고 있는데도 못 도와준다고 속상해 하셨다"며 "저도 피의자가 전과 40범에 평소 주취폭력을 일삼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겁니다"라고 했다.
그는 다른 시민이 자신을 도와 피의자를 노인에게서 떼어내자마자 119에 신고했다.
응급차가 노인을 후송하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후에 친형을 불러 집으로 돌아가는 침착함을 보였다.
장씨는 지난달 22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 5사단에서 갓 제대한 새내기 민간인이다.
제대 뒤 한달여동안 공사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일용직 어머니를 돕는 등 착실히 생활해 왔다.
용감한 시민이 장씨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장씨는 지인들을 비롯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칭찬 전화를 받았다.
두살 위 친형은 그에게 "네가 내 동생이어서 몹시도 자랑스럽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상금으로 받은 50만원을 내년에 가려고 계획 중인 관광취업 비용에 보탤 계획이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후 많은 댓글들을 읽었어요"라며 "네티즌분들께 답변을 드리자면 여자친구는 아직 없고, '고담 대구'라는 인식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라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