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에게 "복종의무" 강요하는 홍준표

"도청 공무원들도 증인불출석"..이유묻자 "복종의 의무"

홍준표 지사(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진주의료원에 대한 국정조사에 홍준표 경남지사는 물론, 증인으로 채택된 7명의 경남도청 공무원들도 증인출석을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홍준표 지사가 ‘복종의 의무’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홍 지사는 지난 26일 정장수 공보특보를 통한 브리핑에서 "지난 25일 간부회의에서 국정조사 수용불가 입장을 공무원들에게 밝혔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하는 공무원은 없다"고 밝혔다. 이유를 묻자 "공무원에게는 복종의 의무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현행 국가(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들에게는 상급자의 지시를 따라야하는 복종의 의무가 있다.

그러나 위법한 지시까지 복종해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위법한 지시의 경우 복종의 의무가 없다는 것은 1999년 대법원 판례 후 굳어져 온 상식의 범주다. 위법한 지시는 거부해야 한다.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에 대한 국정조사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지만, 결과는 국정조사 전에 나오지 않는다. 홍 지사 임기가 끝나고 난 뒤 나올 수도 있다.

그 때 까지 진주의료원에 대한 국정조사는 명백한 합법이다.

법조인 출신으로 이를 모를 리가 없는 홍 지사가, 합법적인 국정조사를 거부하면서 증인불출석이라는 불법을 저지르겠다는 것이다. "처벌은 받으면 된다"면서.

그리고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7명의 직업공무원들까지 '복종의 의무'를 내세우며 범법자가 될 수도 있는 길로 몰아가고 있다.

공무원들이 증인불출석으로 받게 될 처벌에 대해 홍 지사는 "내가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해당 공무원들이 사법처리를 받게 되더라도 홍 지사가 징계를 하지 않으면 된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5월로 임기가 끝나는 홍 지사가 언제까지 이들을 비호해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당장의 징계는 피하더라도, 평생을 따라다닐 '빨간줄'까지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검찰에 고발되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도지사 방침을 어길 수 없었다는 현실적인 여건이 참작은 될 수 있겠지만, 남아있는 공직생활동안 받게 될 신변상 피해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경남도의회 야권 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 석영철 대표는 "법조인 출신인 홍 지사가 현행법을 위반할 경우 공무원들이 받게 될 피해를 누구보다 잘 알면서, 복종의 의무를 들어 출석을 막는 것은 잔인하고, 평소 자신의 소신인 법치주의와도 정면으로 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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