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피해를 입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자신들의 범행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자기앞수표로 도박 사이트에 베팅을 한 뒤 수표 허위분실신고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수법으로 5억 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챙긴 혐의로 김모(29)씨 등 일당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불법 토토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도박자금을 수표로 입금한 뒤 곧장 허위분실신고를 해 자금을 회수하는 수법으로 모두 52차례에 걸쳐 5억 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김 씨 등은 자기앞 수표로 타행환 입금을 하게 되면 통장에 입금기록은 되지만 현금인출은 다음날 12시가 넘어야 가능하고, 그 사이 수표 분실신고하면 이체 받은 사람이 현금을 인출하지 못하는 점을 노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김 씨 등은 수표 발행과 도박 사이트 접속, 수표분실신고와 현금 회수 등의 역할을 분담해 시간대별 유기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과거 훔친 수표로 도박사이트에 입금을 했다가 수표가 분실신고 되어 도박사이트 운영자가 돈을 인출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안 뒤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범행이 1년 3개월 동안 지속됐지만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자신들의 불법행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신고를 하지 못했고, 은행에서는 수표 발행 후 취소만 하면 특별한 피해가 없어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부산지역 은행에서 특정인이 자기앞수표를 발행한 뒤 당일 분실접수를 해 취소시키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이던 중 은행에 수표를 회수하러 온 김 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