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9골을 주고받은 치열한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 K리그 클래식이 돌아왔다.
26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블루윙즈와 전북 현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4라운드 경기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부진과 올스타전의 흥행 참패 등 최근 이래저래 답답하기만 했던 축구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명승부였다.
치열한 중위권 순위 경쟁의 중심에 서있는 두 팀의 대결에서 홈팀 수원이 웃었다. 무려 9골이 터진 공방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최근 부상자가 많아(심지어 곽희주는 올스타전을 치르다 부상을 당했다) 고민이 많은 수원은 전반까지 2-3으로 뒤졌다. 하지만 후반 11분 서정원 수원 감독이 교체 투입한 라돈치치가 일을 냈다.
라돈치치는 후반 18분 동점골에 이어 후반 33분 승부를 뒤집는 결승골을 터뜨려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문전에서 생긴 두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두 팀은 오랜 휴식기가 지나고 열린 첫 경기에서 그동안 아껴뒀던 에너지를 한꺼번에 분출했다. 전반전은 그야말로 공방전의 '끝'을 보여줬다.
수원이 전반 4분만에 스테보의 헤딩 골로 장군을 외치자 전북은 1분 후 케빈의 헤딩 골로 멍군을 외쳤다.
전반 32분부터 36분까지 약 4분동안에는 무려 3골이 터져나왔다. 이동국이 그 시작을 알렸다.
최근 국가대표팀에서 골맛을 보지 못했던 이동국은 전반 32분 환상적인 터닝 발리슛을 성공시키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전북의 기쁨을 오래가지 못했다. 2분 뒤 수원의 홍철이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것. 전북은 곧바로 반격했다. 다시 2분 뒤에 케빈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 골을 터뜨려 멀리 원정을 온 전북 서포터들을 흥분에 빠뜨렸다.
라돈치치의 연속 골로 승기를 잡은 수원은 후반 추가시간에 이종민이 프리킥 골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전북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종민에게 골을 내준 뒤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승기의 헤딩 전진 패스를 받은 이동국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찬스에서 이날 경기 자신의 2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승자와 패자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지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응원팀을 가리지 않고 승부의 진한 여운에 한껏 취한 듯 보였다. K리그 클래식의 재개를 알리는 화려한 명승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