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이 대선을 닷새 앞둔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서면 유세에서 최근 공개된 대화록 발췌본의 내용을 일부 그대로 인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원문을 확보해 읽었는지 확인되진 않지만 김 의원이 최소한 발췌본은 읽어본 것으로 추정된다.
대선 당시 기자들의 취재기록을 보면, 김 의원은 “대한민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에게 한 말”이라며 비가 내리던 중 쪽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은 김 의원의 부산 유세 발언, ■은 국정원이 작성한 대화록 발췌본으로 비교해봤다.
□그동안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혔던 일도 있습니다.
■그동안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노릇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혔던 일도 있습니다.
□남측에서도 군부가 뭘 자꾸 안하려고 해서 이번에 군부가 개편되어서 사고방식이 달라지고 평화협력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남쪽에서도 군부가 뭘 자꾸 안할라구 합니다. 뒤로 빼고 하는데 이번에 군부가 개편이 되서 사고방식이 달라지고, 평화협력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만
□NLL 문제는 국제법적인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습니다. 남측에서는 이것을 영토로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헌법 문제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헌법 문제 절대로 아닙니다.
■그것이 국제법적인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은 것인데 (중략) 남측에서는 이걸 영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중략) 헌법 문제라고 자꾸 나오고 있는데 헌법문제 절대 아닙니다.
□얼마든지 내가 맞서 나갈 수 있습니다. 나는 지난 5년 내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6자 회담에서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 왔고, 국제무대에서 북측 입장을 변호해 왔습니다.
■얼마든지 내가 맞서 나갈 수 있습니다. (중략) 그래서 나는 지난 5년 동안 내내 북핵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6자회담에서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왔고, 국제무대에 나가서 북측 입장을 변호해 왔습니다.
□남측에서 이번에 가서 핵문제를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오라는 주문이 많았지요. 그런데 그것은 제대로 가서 판을 깨고 오라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남측에서 이번에 가서 핵문제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와라... 주문이 많죠... 근데 그것은 나는 되도록이면 가서 판 깨고... 판 깨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주장 아니겠습니까...
□분명히 얘기하는데, 방코델타아시아 BDA 문제는 미국의 실책인데, 북측을 보고 손가락질을 하고 북측보고 풀어라 하는데, 이런 거 부당하다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BDA때... BDA는 뭐... 그건 미국의 실책입니다. 분명히 얘기를 하는데... 실책인데...(중략) BDA 문제는 미국이 잘못한 것인데, 북측을 보고 손가락질하고, 북측 보고 풀어라 하고, 부당하다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미국입니다. 나도 역사적으로 제국주의가 사실 세계인들에게 반성도 하지 않았고 오늘날도 패권적 야망을 절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일 큰 문제가 미국입니다. 나도 역사적으로 제국주의 역사가 사실 세계, 세계인민들에게 반성도 하지 않았고, 오늘날도 패권적 야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전계획 5029라는 것은 미군 측이 만들어서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는 못한다고 해서 없애버렸습니다.
■작계 5029라는 것을 미측이 만들어 가지고 우리한테 가는데... 그거 지금 못한다.. 이렇게 해서 없애버리지 않았습니까,.
□이종석에게 요구했는데, 미국 제끼고 우리가 경수로 짓자고 얘기했습니다. 보고서 쓰도록 했습니다. 경수로 꼭 지어야 합니다.
■그 이종석씨 잘 아실 겁니다. 기존 이종석이 보고 우리가 경수로 짓자... 미국 제끼고... 몇 번 말로 하니까 안된다 그래서 그럼 안되는 이유를 보고서로 글로 써내라... (중략) 우리 경수로 꼭 지어야 합니다.
이번 논란은 김 의원이 26일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이미 내가 대화록을 입수해 다 읽어봤다. 몇 페이지 읽다가 손이 떨려서 다 못 읽었다”고 발언한 게 전해지면서 촉발됐다.
김 의원은 파문이 확산되자 보도자료를 통해 “대화록 원문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발언을 종합해 만든 문건을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회의 참석자들이 김 의원의 발언을 사실을 확인했고, 김 의원이 흥분한 가운데 발언을 한 뒤 속기를 하던 당직자에게 “이 발언은 지워래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유세 발언까지 확인되면서 김 의원의 해명은 설득력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