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1시쯤 국민은행 수원 정자점에 최모(61)씨가 찾아와 100억원짜리 위조수표를 제시했다.
최 씨는 시중 은행계좌 2곳으로 50억원씩 돈을 분산 이체한 뒤 유유히 자취를 감췄다.
이체된 돈은 공범 김모(42)씨 등 7명에 의해 서울 명동과 연지동 등 은행 창구에서 수십여개의 계좌로 다시 분산 이체된 뒤 전액 인출됐다.
국민은행측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돈을 인출한 데 가담한 김 씨 등 7명을 긴급 체포했지만 주범인 최 씨의 행방은 찾지 못했다.
경찰 조사결과 최 씨는 대부업자 박모(45)씨로부터 '회사를 인수하려고 하는데 자금력을 증명하기 위해 고액의 수표가 필요하다'며 수표를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박 씨로부터 건네받은 100억원짜리 수표를 자신이 가진 1억원 수표에 일련번호만 위조하는 수법으로 수표를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의 사기 행각은 대부업자 박 씨가 은행에 100억원짜리 진짜 수표를 제시했다가 이미 돈이 인출된 수표라며 지급 거절을 당하면서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최 씨로부터 수표를 건네받은 은행측은 수표감별기를 통해 위조 사실을 판독했지만 위조 여부를 가려내지는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주범 최 씨는 사기 등 전과 3범으로 사건 발생 당시 서울 북부지검과 남대문경찰서에서 사기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상태다.
경찰은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관을 수원 중부경찰서에 보내 최 씨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최 씨가 이미 출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검거한 7명 이외에도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주범을 체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