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 위기에 더욱 강한 남자

올 시즌 9차례 만루 위기 무실점, 병살타 14개나 유도

미국 메이저리그 첫 도전을 앞둔 LA다저스 류현진 이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달 10일 LA 다저스와 6년간 총액 3600만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황진환기자
그야말로 위기에 강한 남자 류현진(26, LA 다저스)이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8피안타, 4볼넷을 허용했지만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1-1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승패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쉽지 않은 상대였다.

4월3일 데뷔전에서 6⅓이닝 3실점(1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고, 5월6일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6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이상하리 만큼 샌프란시스코만 만나면 힘을 못 쓰는 류현진이었다.


이날도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상대로 8개의 피안타, 4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삼자 범퇴는 6회초 딱 한 차례에 불과했고, 매회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은 빼어났다. 이미 지난 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병살타 4개를 유도하며 다저스 한 경기 최다 병살 기록과 타이를 이룬 류현진은 이날도 병살타 2개를 잡아내면서 실점을 줄였다.

1회초 1사 후 마르코 스쿠타로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버스터 포지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막았다. 2회초 1점을 내줬지만 3회초에는 2사 만루 위기를 깔끔하게 넘겼다.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이닝이 바로 5회였다. 포지에게 볼넷, 헌터 펜스와 파블로 산도발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브랜든 크로포드와 맞붙었다. 90~91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지던 류현진은 크로포드에게 92, 93, 92마일 패스트볼을 연달아 던진 뒤 86마일 슬라이더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위기를 벗어났다.

이날 두 차례나 만루 위기를 벗어난 류현진은 올 시즌 총 9번의 만루 위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넘겼다.

특히 병살타 2개를 추가하며 총 14개의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보다 많은 병살타를 이끌어낸 투수는 16개를 기록한 루카스 하렐(휴스턴 애스트로스)과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가 유이하다. 그만큼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은 메이저리그 정상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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