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갈수록 태산…왕길동 '쓰레기 산'
② 파괴 부른 뒷짐 행정…환경관리 무방비
③ 악덕 폐기물 매립…이해 못할 해법
④ 갈길 먼 원상복구
입구에는 골재가 쌓인 이곳의 토지주들이 경비원들을 고용해 업체가 반입하는 폐기물에 대한 감시를 하고 있었다.
집하장에선 건축폐기물을 잔뜩 실은 24톤짜리 대형 덤프트럭들이 폐기물을 쏟아 붓고 있다.
폐기물에는 폐비닐과 폐합성수지, 천조각 등 각종 생활쓰레기도 섞여 있다.
오른 기온 탓에 흙과 뒤범벅이 된 폐기물에서 악취까지 날 정도다.
반입된 폐기물에서 나온 순환골재가 15년이 지나는 동안 겹겹이 쌓여 흉물스런 쓰레기 산으로 바뀌었다.
잡초로 뒤덮여 본래부터 산이었는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나게 쌓여 있는 이 골재의 양은 무려 1천5백만 톤.
치우는데는 약 700억 원이 들고 기간은 1년 6개월~2년 정도가 걸린다.
원래 염전자리였던 이곳 왕길동 64-17번지 일대(35만 9천㎡)에 골재가 쌓이기 시작한 건 지난 1998년부터다.
3개 업체가 골재를 생산하면서 발생시키는 비산먼지와 소음 등은 주변지역에 심각한 공해가 되고 있다.
또 오랜 기간 방치돼 흉물로 변한 골재더미는 각종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인근의 상인과 주민들은 "폐기물 때문에 하루 종일 먼지와 시끄러운 차 소리, 이상한 냄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폐기물을 쌓아 놓은 3개 업체 중 1곳은 부도가 난 상태다.
토지주들도 "남에 땅에 불법으로 폐기물을 쌓아놓고 처리를 하지 않는데도 관리감독기관인 인천시 서구청은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리감독 기관인 인천서구청이 손을 놓고 있는 산더미 보다 많은 폐기물이 치워질 기미는 보이지 않은 채 나날이 쌓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