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올스타들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승부는 3-3 무승부로 끝났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축구의 백미는 역시 골이다. 그리고 독창적인 세리머니는 아름다운 득점 장면만큼이나 팬들을 즐겁게 한다. 특히 올스타전 하면 뭐니뭐니해도 톡톡 튀는 세리머니가 주목을 받기 마련이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천수 "저 아빠 됐어요"
전반 23분, 팀 챌린지 임하람의 핸들링 반칙으로 인해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팀 클래식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클래식 선수들이 그라운드 중앙에 모여들었다. 이때 벤치에 있던 이천수도 나왔다.
이천수는 유니폼 상의 안에 공을 넣은 채 그라운드에 누웠다. 동료들은 이천수를 둘러싸고 응원했다. 이른바 출산 세리머니. 올스타전을 앞두고 득녀해 한 가정의 아빠가 된 이천수에게 보내는 동료들의 축하 메시지였다.
팀 챌린지도 팀 클래식만큼이나 기발한 아이디어를 들고 나왔다. 전반 27분 염기훈이 골을 터뜨리자 챌린지 선수들이 모두 모여 특정한 대형을 이루며 바닥에 누웠다. 프로축구 출범 30주년을 맞아 열린 올스타전을 축하하며 'K리그 30'이라는 글자를 만든 것이다.
구자철 "성용아 나 먼저 결혼한다"
올해 올스타전에서는 유럽 무대에서 뛰고있는 구자철, 기성용, 이청용, 윤석영 등 해외파 4명이 팀 챌린지 소속으로 출전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구자철은 멋진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오랜만에 선 국내 무대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구자철의 세리머니는 골보다 더 화려했다. 선수들이 양옆으로 도열한 가운데 구자철은 김재성과 서로 팔짱을 끼고 그 사이를 걸었다. 둘 모두 22일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 신랑'. 세리머니의 주제는 바로 결혼이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구자철은 공을 들고 힘껏 뒤로 던졌다. 그것은 부케였다. 공이 향한 곳에는 다름 아닌 기성용이 서있었다. 구자철의 '절친' 기성용은 배우 한혜진과 오는 7월1일 결혼식을 올린다. '부케'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