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는 미국프로농구(NBA) 현역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다. 최근 2년 연속이자 지난 5년동안 무려 4번이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했다. 작년에는 2003년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제임스에게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2000년대 최고의 팀'으로 불리는 샌안토니오 스퍼스다. 제임스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시절이었던 2007년, 처음으로 진출한 NBA 결승 무대에서 샌안토니오에 4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6년만에 복수의 기회가 왔다. 제임스는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제임스가 2년 연속 NBA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제임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메리칸에어라인스아레나에서 벌어진 2012-2013시즌 NBA 파이널 샌안토니오와의 마지막 7차전에서 37점, 12리바운드를 올리며 95-88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제임스의 한방에 모든 것이 끝났다. 제임스는 마이애미가 92-88로 앞선 종료 27.9초 전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지는 수비에서는 마뉴 지노빌리가 팀 던컨에게 건넨 패스를 가로채는 결정적인 수비를 해냈다.
6년 전 자신에게 아픔을 줬던 던컨과 토니 파커 등 샌안토니오의 라이벌들을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제임스가 6년만에 복수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제임스는 7경기를 치르는동안 평균 25.3점, 10.9리바운드, 7.0어시스트를 올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제임스는 2007년 결승 4경기에서 평균 22.0점, 7.0리바운드, 6.8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효율성은 크게 떨어졌다. 샌안토니오의 조직적인 수비에 막혀 야투 성공률이 35.6%에 불과했다.
샌안토니오는 6년 전 그때처럼 제임스의 돌파를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제임스는 첫 3경기에서 단 한번도 20점 이상을 올리지 못하는 등 고전했다.
그러나 제임스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4차전부터 7차전까지 막판 4경기에서 평균 31.8점을 몰아넣으며 샌안토니오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2승3패로 뒤진 6차전 4쿼터에서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헤드밴드를 벗어던지고 경기에 집중, 결국 역전승을 이끄는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 제임스는 환호 대신 담담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동료들과 환호하기를 뒤로 미루고 명승부를 펼친 샌안토니오 선수들을 먼저 찾아 인사를 나눴다. 그들은 더 이상 숙적이 아니었다. 치열한 명승부를 치른 패자이자 동료들에게 승자의 예우를 보인 것이다.
실력도, 마음가짐도 한층 더 성숙한 제임스다.
특히 던컨과 포웅을 나누는 장면은 시대의 변화를 상징했다. 2007년 결승이 끝나고 던컨은 제임스에게 "이제 네 시대가 올 거야"라며 격려한 바 있다. 이제 둘의 위치는 바뀌었다. 제임스가 던컨에게 위로를 건넸다. 바야흐로 NBA에 '르브론 제임스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린 것이다. 제임스는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파이널 MVP를 독식하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