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그라나다의 보물, 알함브라 궁전

여행수첩

여행의 목적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여행을 가는 나라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것이다.

필자는 스페인에서 만난 모든 여행객들에게 그라나다에 가보았냐고 물어본다. 그라나다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한 그라나다 주의 주도이다. 이곳 그라나다 대성당에는 그라나다를 정복해 이베리아 반도에 스페인을 탄생시킨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2세의 무덤이 있다. 대성당의 벽에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가져온 옥수수와 감자, 인디오가 그려져 있다.

특히, 그라나다에 세워진 알함브라 궁전에 대한 스페인 사람들의 애정은 대단하다. '아름다움' 이라는 단어가 오랫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라나다 '누에바' 광장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역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 알함브라 궁전이다.

알함브라 궁전은 13세기 후반에 만들기 시작해 14세기에 완성된 건축물로 이슬람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라나다의 무어 왕조가 세운 모스크(이슬람교 사원)로 주로 궁전과 요새로 쓰였다.

알함브라 궁전은 아랍어로 '붉은 성'이라는 뜻과 '빨간색'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햇볕에 말린 벽돌의 붉은 색깔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그라나다도 마찬가지로 스페인어로 '석류'라는 뜻이기 때문에 그라나다의 문장은 석류 그림이다. 석류는 익으면 빨간색이 된다.


앞서 알함브라 궁전의 아름다움을 익히 알고 있던 이사벨 여왕은 병사들에게 "아름다운 알함브라 궁전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니 화살 하나도 쏘지 말라"고 명령을 내린다.

알함브라 궁전에 입성을 위해 결국, 군사들은 궁전을 포위했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공격을 하지 않는 대신 이사벨 여왕은 집시들을 시켜 궁전 안을 정탐했다. 쉽게 말하면 집시들이 이사벨 여왕의 스파이 역할을 한 것이다.

집시들은 보고 온 정보를 이사벨 여왕에게 보고하며, 안에 무기는 얼마나 되는지, 식량은 얼마나 남았는지, 이슬람 군대의 사기는 어떤지 등을 꼼꼼하게 알려줬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그 해인 1492년 1월 2일,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은 '레콘키스타(국토회복운동)'를 통해 약 800년간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한 이슬람 세력의 거점인 그라나다에서 최후의 항복을 받아낸다. 나스르 왕조의 마지막 왕 보아브딜은 이 궁전을 평화적으로 내어주고 아프리카로 떠난 것이다.

결국, 이슬람 군대가 항복하면서 이사벨 여왕은 꿈에 그리던 알함브라 궁전에 입성하게 된다. 이렇게 스페인은 비로소 근대 국가로의 이행을 걷게 된다.

이때 이사벨 여왕은 집시들의 공로를 인정해 그들에게 세금을 면제해 준다. 이사벨 여왕의 덕분으로 집시들은 지금까지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세계적 명작소설인 '돈키호테'의 저자이자 스페인의 국민 소설가인 세르반테스(1547~ 1616)가 그라나다를 보기 전에는 죽지 말라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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