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6월 18일 (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
◇ 정관용> 국정원 댓글사건,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불구속 기소했지만 나머지 직원들 기소유예 했습니다. 상명하복 관계의 조직 특성상 지시에 따른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인데. 그러자 나도 상부 지시에 따라 일했을 뿐이다. 나에 대한 기소도 취소해 달라라고 주장하시는 분이 나섰습니다. 바로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이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폭로했던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 전화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장진수>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재판 진행 중이죠?
◆ 장진수> 네, 그렇습니다. 대법원에서 사건 진행 중에 있습니다.
◇ 정관용> 2심까지 끝났습니까?
◆ 장진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떤 법 위반이었죠?
◆ 장진수> 저는 증거인멸죄하고 공용물 손상죄, 그렇게 적용이 됐었습니다.
◇ 정관용> 증거인멸, 공용물 손상? 그러니까 컴퓨터 하드디스크 이런 것 말이군요.
◆ 장진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걸로 기소가 돼서 지금 2심까지의 형량이 어떻게 됩니까?
◆ 장진수> 징역 중에 집행유예를 받았기 때문에 공직에서 파면되는 형을 받고 있습니다.
◇ 정관용> 파면됐고.
◆ 장진수> 파면되지는 않았고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면.
◇ 정관용> 그러면 지금 현재는 아직도 공무원 신분을 가지고 계신 거예요?
◆ 장진수> 신분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까스로. (웃음)
◇ 정관용> 신분만 유지?
◆ 장진수> 네, 보직은 못 받았고요.
◇ 정관용> 보직은 없고.
◆ 장진수>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월급은 받아요?
◆ 장진수> 네, 기본금 받습니다.
◇ 정관용> 기본급만 받고 계시고. 보직해임은 언제 당하신 거죠? 그러면.
◆ 장진수> 제가 1심 판결 받으면서 받았던 것 같아요. 2010년 11월 정도에 받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1심 판결과 함께 보직해임?
◆ 장진수> 네.
◇ 정관용> 그리고 지금 징역형에 집행유예. 실형선고를 일단 받으신 거네요?
◆ 장진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국정원 댓글사건 검찰이 국정원장만 기소를 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그냥 지시에 따랐을 뿐이다라면서 기소유예 했습니다. 이거 어떻게 보세요?
◆ 장진수> 그러니까 저하고는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저는 검찰에서 전혀 정상참작이 되지도 않고 오히려 더 강하게 처벌을 하시고 그랬는데 말단 공무원이라 해도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고 하더라도 불법을 지시하는 경우에는 그것을 끝까지 따라주지 않아야 된다. 그렇게 주장을 하죠, 검찰이 그렇게 얘기하는 거고. 그래서 강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은 걸 보고 제가 좀 황당합니다.
◇ 정관용> 장진수 전 주무관은 누구의 지시를 받았죠?
◆ 장진수>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았고요. 또 저희 과장님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그랬습니다.
◇ 정관용> 청와대 행정관, 총리실 과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아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손하고서 증거를 인멸했다 이거 아닙니까?
◆ 장진수> 네, 그렇게 됐죠. 제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저도 나름대로 의견을 표시하고 그랬는데 행정수석실하고 검찰에서 문제 안 삼기로 다 얘기가 되어 있으니까 하라고. 그것도 당시에는 한강에 갖다 버리든지 하드디스크를 부수어서 버리든지. 그렇게 하라고 한 걸 그거는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제가 업체에 가서 삭제를 해 오면 어떻겠느냐, 이렇게 해서 제가 업체에 가서 디가우징이라는 것을 하게 됐었죠.
◇ 정관용> 그걸 지시를 할 때 민정수석실하고 검찰에서 문제 안 삼기로 했다라고까지 말을 했어요?
◆ 장진수> 그랬기 때문에 제가 그걸 하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결국 문제를 삼은 거네요.
◆ 장진수> 네. (웃음)
◇ 정관용> 이런 차이가 왜 난다고 생각하십니까?
◆ 장진수> 글쎄요... 그러니까 그런 게 궁금하죠, 저도 왜 이런 차이가 나야 되는지. 그런 거를 좀 생각해 봐야 될 문제이고. 이게 검사가 혼자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아니면 위에서 다른 사람의 의도가 있었던 건지 저도 궁금하고요, 사실. 굉장히 억울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제 입장을 자꾸 비교해서 생각을 하면.
◇ 정관용> 장진수 전 주무관이 이걸 양심고백해서 밝히지 않았습니까? 청와대 지시에 의해서 이렇게 증거인멸 했다라고. 그렇죠?
◆ 장진수> 네.
◇ 정관용> 혹시 그것 때문이 아닐까요?
◆ 장진수> 제가 강하게 처벌 받은 이유가요?
◇ 정관용> 네.
◆ 장진수> 그러니까 처벌을 받으면서 제가 다 얘기를 한 거기 때문에 전후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따져봐야 됩니다.
◇ 정관용> 검찰이 수사하고 그러는 가운데 그 과정에서 폭로한 거다 이 말인가요?
◆ 장진수> 재판받는 과정에서.
◇ 정관용> 재판받는 과정에서?
◆ 장진수> 네.
◇ 정관용> 재판받는 과정에서 그걸 폭로했다고 하는 것은 검찰이 폭로한 것 때문에 기소한 건 아니다,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네요?
◆ 장진수> 일단 저를 기소할 때는 그랬었죠.
◇ 정관용> 그렇죠.
◆ 장진수> 네.
◇ 정관용> 그런데 기소할 때는 아무튼 문제 안 삼겠다고 했는데. 부당한 지시에 대해서는 그걸 거부했어야 되지 않느냐라는 논리로 기소했다는 얘기군요.
◆ 장진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당시에 말씀하신 대로 증거인멸, 청와대 개입 이런 걸 폭로해서 올해의 공익 제보자로 선정되기도 했었는데요.
◆ 장진수> 네.
◇ 정관용> 그렇게 선정된 결과 장진수 전 주무관한테 좋아진 건 아무것도 없네요?
◆ 장진수> 지금 뭐 좋다고 할 것도 없고. (웃음) 그렇다고 해서 나쁘다 이런 건 아니죠. 제가 옳은 일 했구나 하면서 위안 삼는 것도 많고요, 스스로.
◇ 정관용> 마음적으로는 위안이 되실 수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지금 계속 불이익만 당하고 계신 것 아니겠어요?
◆ 장진수> 앞으로 좀 더 있어봐야, 아직 다 끝난 건 아니니까 좀 더 있어봐야 그런 말을 드릴 수 있는 단계가 올 것 같아요.
◇ 정관용> 대법원 판결에서 혹시 뒤집힐 수도 있다, 이렇게 보시나요?
◆ 장진수>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죠, 제가 아무래도. 그런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니까요.
◇ 정관용> 이번 국정원 댓글사건에서도 민주당 쪽에다 자료를 건네준 분들은 또 검찰이 기소를 했어요.
◆ 장진수> 그러니까요. 그것도 참 이상하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되면 범죄를 고발한 사람이 처벌받은 것 아닙니까? 지금. 범죄가 국가기밀이라는 그런 논리인데요, 그러면. 범죄가 어떻게 국가기밀이 될 수 있는지. 그러면 국정원 일들도 모든 게 기밀이라는 것인데. 그러면 국정원이 무슨 일을 한다고 홍보도 하고 보도자료도 내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도 그러면 다 기밀을 낸 건데. 말도 안 되고 그런 사람들도 처벌받아야 된다는 논리까지로 가야 되는데. 말이 안 되고 범죄행위를 고발한 게 어떻게 그게 기밀을 누설한 게 되는지 저도 굉장히 이해가 안 됩니다.
◇ 정관용> 기밀 누설뿐 아니라 그걸 민주당에 주어서 결과적으로 선거과정에 이용됐으므로 선거법 위반까지 적용됐어요.
◆ 장진수> 제가 자세한 거는 다는 모르거든요, 저도.
◇ 정관용> 그것까지 두 가지를 적용했거든요. 그러니까 정진수 전 주무관은 국정원 직원들 기소유예 한 것처럼 나에 대한 기소도 철회해 달라, 이런 얘기시죠?
◆ 장진수> 네, 그런 주장을 하고 싶습니다.
◇ 정관용> 그 주장을 하신 후에 검찰에서 먼저 연락 없었나요?
◆ 장진수> 없죠.
◇ 정관용> 없겠죠?
◆ 장진수> 큰 기대는 안 합니다. 그렇게 공정하게 하실 분 같았으면 이런 일도 안 일어났겠죠.
◇ 정관용> 이런 주장이 그래도 대법원에서라도 감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시겠군요.
◆ 장진수> 네,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 부분까지 무너지면 지금 굉장히 어렵다고 봅니다, 나라가.
◇ 정관용> 알겠습니다.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셨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장진수>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정관용>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 장진수 전 주무관의 목소리. 글쎄요. 논리적으로는 말이 되는 말 아니겠습니까? 왜 누구는 기소하고 누구는 기소유예 하느냐. 똑같은 상부 지시를 받아서 일했을 뿐인데. 자,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