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논란 '명왕성' 재분류 신청,'뫼비우스'는?

김기덕 감독 곧 입장발표

청소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인데도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을 받아 사회적 관심을 모은 영화 명왕성이 17일 재분류신청을 하면서 15세 관람가를 받을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뫼비우스'의 김기덕 감독은 영화의 일부를 삭제해 다시 심의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먼저 교수 출신 신수원 감독이 연출한 명왕성은 천문학자를 꿈꾸며 명문고에 전학을 온 소년이 성적 상위 학생들의 모임에 가입하게 되고, 치열한 입시 경쟁과 살인사건에 연루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앞서 “주제, 내용, 대사, 영상 표현이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이지만, 일부 장면에서 폭력적인 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모방위험의 우려가 있는 장면 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청소년들에게는 관람이 허용되지 않는 영화”라고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을 내렸다.

교사 출신인 신수원 감독은 이에 영등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명왕성은 앞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제너레이션 14플러스(14세 이상 관람가) 부문에 초청돼 이곳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상했다.

신감독은 이를 언급하면서 “모방범죄의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모든 것을 단순화하여 판단하는 영등위의 결정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무엇보다 독일이나 여타 다른 유럽국가의 청소년들보다 한국 십대들의 사고능력이나 수준이 더 낮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명왕성의 임충근 피디 또한 영등위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면서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촬영을 하면서도 신수원 감독에게 특정 장면에 대해 수위조절을 부탁했던 상황에서 만들어진 결과라 더욱 비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7일 재분류 신청을 했다”며 “제발 우리 청소년들이 명왕성을 극장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위원님들의 현명하신 판단 부탁드리겠습니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이에 대해 18일 노컷뉴스에 “명왕성 측에서 17일 재분류 신청을 해서 관련 규정에 따라 재분류가 진행될 것”이라며 “대략 21일 경에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보통 재분류나 이의 제기 신청서가 접수되면 15일 이내에 재분류를 위한 심사가 진행된다.

반면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사실상 국내 개봉이 불가능하게 된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는 영화의 일부를 삭제해 다시 심의를 신청하기로 했다.

김기덕필름의 김순모 프러듀서에 따르면 김 감독은 최근 입장을 정리한 글에서 "영등위 위원장님으로부터 재분류 신청 기회가 있다는 답장을 받고 서류를 준비했으나 재분류에서도 제한상영가를 받으면 3개월 후 재심의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배급 예정인 9월 개봉을 놓칠 수가 있어 재분류 심사를 포기하고 국내 개봉판은 영등위의 지적을 받은 장면을 삭제 한 후 재심의를 넣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영등위로부터 받은 5가지 지적에 근거해 21컷의 장면을 삭제 또는 수정했으며 약 1분 40초 가량의 영상이 빠졌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일부 장면을 빼고 재심의를 넣기로 한 결정에 관해 "연출자로서 아쉽지만 한국 극장에서 개봉하기만을 피가 마르게 기다리는, 저를 믿고 연기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마음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뫼비우스는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김기덕 감독은 이에 박선이 영등위 위원장에게 재고를 바라는 공식 서한을 언론사를 통해 공개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국영화감독조합은 17일 영등위 등급 분류에 반발하는 공식성명을 냈다. 감독조합은 “뫼비우스 제한상영가 결정은 영화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면서 등급철회를 요구했고 영등위 박선이 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