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조사 중 달아난 뒤 좀처럼 행적을 드러나지 않아 검.경을 애태웠던 이대우는 검거 당시 이렇다 할 저항이 없었다.
긴 도주행각 동안 철거를 앞둔 폐가에서 은신할 정도로 도주자금도 없고 심리적 불안감도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대우 검거로 시민의 불안은 덜었지만, 도주 당시부터 검거 때까지 풀어야 할 의혹은 과제로 남아있다.
◈ 수갑은 어떻게 풀었을까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도주할 당시 CCTV에 찍힌 이대우는 수갑을 찬 상태였다. 하지만 남원지청 담을 넘다 주민에게 목격되고 택시를 탈 당시에 수갑은 없었다.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이대우가 수갑을 풀 수 있는 장치를 확보해서 도주 중 풀었거나 아니면 검찰 수사관이 조사 중 이대우의 수갑을 느슨하게 해줘 수갑을 뺐을 가능성이다.
당시 이대우가 찬 수갑은 최신형인 세날 수갑으로 혼자서는 풀 수 없다는 게 경찰의 전언이다.
그렇다면 이대우가 느슨한 수갑을 풀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이대우가 답할 문제다.
아울러 수갑을 어디에 버렸는지도 밝혀야 할 부분이다.
◈ 경찰 수사망은 구멍 투성이였을까
이대우의 도주사실을 전주지검으로부터 전해들은 전북경찰청은 곧바로 남원 일대에 일제검문을 벌이고 헬기까지 띄웠다.
하지만 그 시각 이대우는 이미 택시를 타고 정읍으로 향한 상태였다.
경찰이 이대우가 남원을 떠나 정읍으로 향한 것을 알고 정읍에 일제검문을 벌일 당시 이대우는 이미 택시를 타고 광주로 떠났다.
광주경찰들이 포위망을 촘촘히 할 때 이대우는 서울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이 이대우 교도소 동기의 신고로 잠복했을 당시 이대우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게 오리무중의 시간이 열흘 넘도록 경찰은 이대우의 행방을 전혀 알지 못했다.
부산에서도 철거대상 폐건물에 은신해 있던 이대우를 시민이 발견하고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이대우의 도주행각은 더 길어졌을 것이다.
도주 동안 일제검문은 받기나 했는지 그리고 경찰 수사망에 큰 압박을 받았는지에 대한 것도 이대우가 답해야 할, 그리고 검경이 반성해야할 부분이다.
◈ 추가 범행은 없었을까
특수절도 혐의로 붙잡혔던 이대우는 전국을 돌며 150여 차례에 걸쳐 6억7천여만원을 훔칠 정도로 절도에 도가 튼 인물이다.
하지만 도주 26일 동안 이대우가 벌인 절도가 밝혀진 것은 도주 당일인 지난 20일 광주 남구 월산동의 한 상가에서 30여만원과 운동화를 훔친 게 전부다.
이대우는 도주자금을 얻기 위해 서울에서 교도소 동기와도 접촉했지만 이마저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대우는 전북 남원에서 광주, 서울, 부산으로 전국을 누비며 도주행각을 이어갔다.
도주자금이 없었다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도주 중 특기인 빈집털이를 살려 절도를 했는지, 아니면 그의 도주를 도운 인물이 있는지 여부도 수사기관이 밝혀야 할 부분이다.
14일 오후 6시 50분께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 역 부근에서 붙잡힌 이대우는 곧 전주지검으로 압송될 계획이다.
전주지검은 15일 오전 이대우 도주와 관련한 브리핑을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