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것도 꼭 정통이면 좋겠지만 약간 비틀어 또 다른 맛을 낸 '스핀오프(spin off,파생상품)의 별미도 있다.
숭인동의 깃대봉 냉면(02-762-4407), 이집은 진짜 동네에서 하던 부담없는 냉면집이라는 느낌이 확 와 닿는다.
초창기에는 동네사람들이 배달을 해 먹기도 했다. 깃대봉 냉면은 간판도 없이 태극기를 다는 깃대만 달랑 있던 집에서 유래한 쉽게 부르고 편안하게 붙여진 이름이다.
2대째 40년이상 됐다고 하지만 냉면집은 이 정도 역사를 가지고 명함을 내밀기는 쉽지 않다.
곱빼기 냉면은 사발부터 애들 세수 대야 같이 푸짐하다. 물냉도 아닌 비냉도 아닌 듯 둘을 조화시킨 옛날 학교 앞 분식점 벌건 국물의 쫄깃한 냉면과 닮았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70년대 광화문의 학원 골목통에 '미리내(은하수의 순우리말)''당주당' 분식집에서 학생들의 입맛을 홀렸던 질기고, 맵싸하고, 달큰하고, 벌건 비쥬얼의 냉면을 추억하게 한다.
통상 육수나 면발을 냉면 맛의 기준으로 삼지만 요즈음 맛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매운 맛'으로 승부하는 집이 깃대봉 냉면집이다.
1) 매운맛 - 극강의 뜨거움을 보여주마
2) 보통맛(원조맛) - 보통의 뜨거운 맛 한번 봐라
3) 덜매운맛 - 덜 맵나봐라 곧 살살 올라온다
4) 안매운맛 - 맵지 않고 순하다지만 안맵지않다
5) 거의안매운맛 - 아주 순해도 매운맛의 일종
6) 하얀맛 - 아주 어린애들을 위함
진정 매운 맛을 도전하자면 덜 매운 맛부터 시도하면 되는데 참고로 가장 많이 찾는 맛은먹자마자 후끈 달아오르는 2.보통맛(원조맛)과 기분좋게 매운 3.덜매운맛이다.
가격은 보통 5,500원 곱빼기가 7,000원으로 착한 편. 분명 임팩트있고 뒤끝 없이 깔끔하게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강추(강력추천) 한다. 이 집은 육수와 함께 냉면을 포장판매도 한다.
매운 냉면에서부터 매운 짬뽕, 매운 갈비찜, 매운 낙지, 매운 족발, 매운 닭발, 매운 꼬치,매운 떡볶이, 매운 튀김까지. 매운 맛집은 특히 여성들에게 이제 대세로 자리잡았다.
유독 매운 맛이 남성보다 여성들의 입맛을 당기게 하는 이유는 뭘까?
매운 맛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 정도로 여성들이 남성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는 걸까. 혹시 매운 맛 고추에 풍부하다는 캡사이신이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체지방을 위축시켜 살을 빼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한몫을 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