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의 SOFA…"한국 땅에서 영어가 우선?"

한미SOFA, ''해석상 이견 시 영어본 우선''…"유례 찾기 어려운 굴욕"

01
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 즉 주둔군지위협정과 관련해 해석상의 차이가 있을 경우 일본이나 독일과 달리 한국만 영어본을 우선으로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권국가로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굴욕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SOFA 본협정 31조 ''협정의 유효기간''에 "한국어와 영어로 본서 2통을 작성하였다. 양 본은 동등히 정문이나, 해석에 상위가 있을 경우에는 영어본에 따른다"고 규정돼 있다.


"DONE in duplicate, in the Korean and English languages. Both texts shall have equal authenticity, but in case of divergence the English text shall prevail." (한미SOFA 본협정 31조 중)

2001년 작성된 한미SOFA 양해사항도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정본인 한국어와 영어로 각 2부씩 작성되었으며, 서로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영어본이 우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DONE at Seoul this 18th day of January, 2001, in duplicate, in the Korean and English languages, both texts being equally authentic, and in case of divergence, the English text shall prevail." (한미SOFA 양해사항 중)

반면, 일본의 경우는 "1960년 1월 19일 워싱턴에서 동등히 정문인 일본어와 영어로 2통을 작성하였다"라고만 명시하고 있다.

"DONE at Washington, in duplicate, in the Japanese and English languages, both texts equally authentic, this 19th day of January, 1960." (일미SOFA 중)

독일의 경우에도 "1993년 3월 18일 동등한 효력을 가지는 독어, 영어 그리고 불어로 된 원문 1통을 작성하였다"고 명시돼 있다.

"DONE at Bonn, this eighteenth day of March 1993, in a single original in the German, English and French languages, all texts being equally authentic." (독일보충협정 중)

이처럼 일본과 독일이 미국과 맺은 SOFA 규정에는 한국과 달리 ''영어본 우선'' 규정이 없다. 해석상 이견이 있을 경우에도 한글본과 달리 일본어본과 독일어본은 영어본과 동등한 효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교부는 그동안 한미SOFA가 불평등하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일본, 독일과 비교해도 (크게 보면) 3국 간 규정 차이가 없고 일부 조항은 우리가 더 유리하게 돼 있다"고 주장해 왔다.

02
이런 가운데 ''불평등한 한미SOFA 개정 국민연대''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발족식을 갖고, SOFA 개정을 위한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국민연대''는 불평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형사재판권과 민사청구권, 환경조항, 노무조항 등의 개정뿐만 아니라 ''영어본 우선'' 조항 폐기 운동도 함께 벌여나갈 계획이다.

''국민연대'' 권정호 집행위원장(변호사, 법무법인 정평)은 "한미SOFA에서의 영어본 우선 조항은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굴욕적인 독소 조항"이라며, "이 규정을 폐기하고, 한글본과 영어본이 동등한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