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뒷걸음질 어디까지…문재인 공약보다 더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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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전액보장 등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복지 공약들이 실무 논의를 거치면서 원안보다 한참 뒷걸음질치고 있다.

각종 복지 정책이 재원의 벽에 부딪히면서 박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가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 기초연금, 알고보니 문재인 공약보다 후퇴?

우선, 기초연금의 경우 지급 대상과 액수를 모두 손질하는 방안이 논의중이다.

모든 노인에게 지급하려던 것을 소득 하위 70~80% 노인들로 대상을 한정하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이다.


여기에 누구나 20만원을 주는 일괄지급 대신 소득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민관 합동의 ''국민행복연금위원회'' 4차 회의에서는 기초연금의 대상을 줄임과 동시에 소득 수준별로 차등지급하는 안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대상도 줄이고 차등지급한다면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약보다도 뒤로 가는 꼴이 된다. 문 후보와 민주당은 소득 하위 70% 노인들에게 주는 기초노령연금을 2배 인상해 월 2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대선 막판에 ''전체 노인에게 월 20만원 준다''는 공약으로 차별화를 시도, 노인 표심을 끌어들였다.

유권자들은 당시 두 후보의 노인 복지 공약을 꼼꼼하게 비교를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상대 후보의 공약보다도 물러서는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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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하위 70~80% + 소득별 차등지급''은 인수위 안보다도 오히려 더 뒤로가는 셈이다.

이미 인수위에서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소득 수준에 따라 월 4만원~20만원을 차등지급하는 안이 발표됐지만 보편성을 위해 대상을 전체노인에게 지급한다고 했었다.

원인은 턱없이 부족한 재원 때문이다. 국회예산처에 따르면 소득 하위 70%에게 20만원을 준다고 가정했을 때 2017년까지 21조9천억원의 재원이 더 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얼마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에는 기초연금에 2017년까지 17조원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돼 있다.

박 대통령이 ''증세없는 복지''를 천명한 이상, 대대적인 공약 수정 이외에는 수조원의 재원 부족분을 메울 방법이 없는 것.

정부는 7월 초까지 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하고,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후퇴는 기정사실이고, 이젠 그 폭이 관심사가 됐다.

전문가들은 부자 노인들에게 양해를 구해 지급 대상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일괄지급이 아닌 차등지급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용인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이의를 제기한다.

오건호 글로벌 정치경제연구소 정책실장은 "대통령의 사과를 전제로 해서 상위 소득 노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상을 줄이는 것은 있을 수 있어도, 금액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지급하겠다는 것은 유권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기초연금이 보편적 복지 측면에서 시작한 만큼 일괄지급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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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중증질환 예산 3분의 1로 쪼그라들어…

박 대통령의 대표적 의료 공약 중 하나였던 4대 중증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 국가보장의 경우에도 관련 예산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대선 공약 당시 4대 중증질환의 전액 국가부담을 위해 연간 1조5천억원을 편성한다고 약속했다. 이 1조5천억을 두고도 TV토론 등에서 재원이 한참 모자란다며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최근 발표한 ''공약가계부''에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 2017년까지 2조1천억원, 즉 연간 4천2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해 관련 예산이 3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으로 4대 중증질환의 환자부담액은 총 2조1천억원(본인부담금 5천억원+비급여진료비 1조6천억원)으로 추산된다.

공약가계부에 있는 재정으로는 2011년 기준 환자부담액의 4분의 1밖에 책임지지 못한다. 진료비가 연평균 10% 정도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환자부담 경감 비율은 더 낮아진다.

환자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비,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없이는 보장율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7월 안으로 기초연금과 4대중증질환 국가보장의 정부의 초안이 발표되는 상황에서 증세없는 복지 기조가 유지되는 한 공약 후퇴는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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