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만명 찾는 청계천…안전요원 ''달랑 10명''

''미관'' 이유로 안전설비도 전무…장마철 임박해도 10명이 8km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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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만여 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으며 서울의 대표적 명소로 자리잡은 청계천.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데다, 비가 오면 주변 하수 때문에 물이 넘쳐 안전사고도 잦다.

종로소방서 관계자는 "청계천에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다 넘어지는 등 낙상사고가 제일 많이 일어난다"며 "병원까지 가는 중상은 드물지만 작은 규모의 안전사고는 적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주말이면 발 디딜 곳 없이 시민들이 들어차는 곳이지만, 강가 주변에서도 흔히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펜스 같은 안전설비조차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출입구와 벽에는 ''자전거와 애완견 출입금지'' 등 주의사항을 알리는 현수막만 걸려있을 뿐이다. 그나마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관리요원도 30명에 불과하다.

이마저 3개 조를 짜 교대로 근무하다 보니, 10명의 요원이 12시간씩 근무하면서 8km 넘는 청계천을 나눠 맡고 있는 실정이다.

한 안전요원은 "안전 문제가 터지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지켜보면 별별 사람들이 다 있어서 관리 자체가 정말 힘들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바닥 자체가 미끄럽고 이끼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물에 들어가 놀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경우도 많다"는 것.

또다른 안전요원은 "비가 오면 청계천에는 주변 하수가 다 몰려든다"며 "물이 불어나는 광경을 구경하느라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러다보니 청계천을 찾는 시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중구 신당동에 사는 고등학생 김범규(17) 군은 "중학교 때 청계천에 들어갔다가 이끼를 밟고 넘어져 무릎을 다친 적이 있다"며 "주변에 안전요원이 없어서 혼자 지혈만 하고 돌아갔다"고 했다.

구로구 오류동에 사는 주부 엄선영(42) 씨도 "보기보다 물살이 세고 바닥에 이끼가 있어서 아이들은 쓸려갈 것 같다"며 "안전요원이 있다지만 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엄 씨는 또 "징검다리는 어른도 건너기 위험해보인다"며 "옆에 손잡이를 설치하거나 폭이 넓은 다리로 바꾸면 좋겠다"고 했다. 청계천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측도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청계천은 공원이 아니라 법적으로 하천"이라며 "제1목적이 ''치수''이므로 물의 흐름을 막는 다리나 안전시설을 설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징검다리에 못 하나 박는 것도 서울시 시민위원회에 허락을 맡아야 한다"며 "시설 보완이나 요원 증강 모두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다음주 장마까지 임박했지만, 결국 청계천을 찾는 시민들만 안전 위험에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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