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경찰서는 순천 여대생을 납치하고 원룸에서 현금 2천3백여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공개 수배된 지 3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정씨가 유서에서 자신은 주범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10일 밝혔다.
10일 오후 2시30분쯤 순천시 석현동 문중 제각 나무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된 정씨는 한 대형마트 종이백(A4용지 크기)에 앞뒤로 적은 유서를 통해 "부모님께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이미 붙잡힌 공범 정모(23)씨가 범행을 주도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정씨는 유서의 한 면에는 가족들에게 쓰는 편지를, 다른 한 면에는 이번 범행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6일 오후 8시쯤 전북 전주에서 붙잡힌 정씨의 진술과 엇갈리는 부분이다.
붙잡힌 정씨는 "인터넷을 통해 (도주 중이던) 정씨를 알게됐고 그가 범행을 주도했다"며 숨진 정씨를 주범으로 지목했고, 경찰도 정씨를 주범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정씨의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해 숨진 시점이 공개 수배되기 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정씨의 몸에서 자해 흔적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정 씨 등은 지난 지난 5일 오후 8시 30분쯤 순천 모 초등하교 앞 노상에서 군복무중인 고교 동창생의 여자친구 윤 씨를 흉기로 위협해 렌트카에 태워 7시간 동안 감금하고, 피해자의 원룸에서 현금 2천 3백여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들의 범행은 6일 새벽 3시쯤 윤 씨가 용변이 급하다며 공원화장실로 간 사이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으며, 피해자 윤 씨가 당일 오전 7시까지 경찰 조사를 받던 사이 윤씨의 원룸을 배관을 타고 침입해 방안에 있던 금고를 부수고 현금을 훔쳤다.
이번 사건은 범행 동기와 수법, 공범과의 관계 등에서 여러 가지 의문점을 남겼다.
향후 경찰 조사를 통해 정씨의 유서와 붙잡힌 정씨의 진술, 피해자 윤씨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