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과 판문점 8㎞...역제안 왜?

''北, 당국간 회담 제의→ 南, 12일 서울 장관급회담 제의→ 北, 9일 개성 실무접촉 제의→ 南, 판문점 실무접촉 역제의''

6일 낮 12시부터 7일 오후 4시 5분까지 남북 사이에 오간 제의 내용이다. 28시간 동안 4차례의 제안과 역제안이 핑퐁식으로 교환된 것이다.

양측이 대화재개를 대전제로 삼고 있는 만큼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당국이나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실무회담 장소를 놓고 북한은 개성, 우리측은 판문점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싸움의 성격을 부인할 수는 없다. 북측은 당초 "회담 장소와 시일은 남측이 편리한대로 정하면 될 것"이라고 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실무접촉 장소는 북측 지역인 개성을 내세웠고, 우리측은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10시에 실무접촉을 갖자고 수정 제안했다.

판문점과 개성의 거리는 불과 8㎞. 남북 양측이 이 짧은 거리의 두 장소를 놓고 탐색전을 벌이는 이유는 뭘까?


정부 당국자는 ''협상의 편리성''을 들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준비되는 과정 등을 감안했을때 시간적 제약과 장소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이동하기에 개성보다 판문점 지역이 편리하다는 점, 즉, 남북 장관급 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와 쌍방 편의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9일 실무접촉부터 12일 장관급회담까지 사흘 밖에 안 남은 사정을 감안하면 접근성이 용이한 판문점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국자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중립지역인 판문점에서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신보안과 협상단 내부 소통의 문제가 가장 큰 이유일 것으로 분석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개성으로 들어가면 통신 등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 우리 협상단 내부에서도 상황을 원활하게 교환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과거의 사례를 봐도 판문점에서 실무접촉을 한 적이 많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의 수정 제의에 대해 북측은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다. 미중(美中) 정상회담이 한국시간으로 8일 새벽부터 열리고 남북한간 통신선이 이날 오전 9시에 다시 개통되는 만큼 늦어도 8일까지는 최종 답변이 올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을 고집하면 신경전이 증폭될 수는 있으나, 우리측 안을 수용하거나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에서 하자고 역제안을 하면 절충점을 찾을 수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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