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수사지휘권 발동 사태''로 치닫는 ''원세훈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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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검찰은 수사팀과 지휘부가 일치된 의견으로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를 적용해 구속하자는 입장을 정리했지만 황교안 법무장관이 1주일 넘게 추가 법리검토를 지시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제 2의 수사지휘권발동 사태'' 위기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법무부 고위관계자는 "황 장관이 법에 따른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황 장관의 법에 따른 절차가 검찰 특별수사팀의 일치된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공직선거법 적용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최종적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것을 암시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이와는 별도로 황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안팎에서는 "이르면 오늘중 늦어도 7일쯤에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미 채동욱 검찰총장을 비롯해 조영곤 서울지검장, 송찬엽 대검 공안부장 윤성렬 특별수사팀장, 그리고 수사팀의 실무적 법리검토를 총괄하고 있는 박형철 서울지검 공공형사부장까지 모두 일치된 의견으로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그러나 황교안 법무장관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추가 법리검토를 지시한 상황이 1주일넘게 지속되면서 황 장관이 검찰에게 사실상 ''수사 지휘''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황 장관이 적어도 이번주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검찰 입장을 수용할 건지, 아니면 수사지휘권을 발동시킬 것인지에 대해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며 "상황이 매우 중대하고 우려스럽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있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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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팎에서 원세훈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을 적용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대선에 대한 ''정통성'' 시비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국가적으로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처벌해 ''경종''을 울림으로써 공직자들의 바른 처신을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해석들이 적지 않다.

특히, 황교안 법무장관은 지난 2005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을 다루면서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이 안타깝게 사퇴하는 ''수사지휘권 발동'' 파동과 관련된 당사자여서 이번 결정이 미칠 후폭풍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은 지난해 말 ''검란사태''로 조직이 만신창이 상태에서 채동욱 총장 취임 후 이제야 제모습을 갖춰가고 있고, 원 전 원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청구 방침을 수사팀의 일치된 의견으로 결정한 만큼 물러서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채 총장이 지휘부와 수사팀의 일치된 의견을 물리고 황 장관의 추가법리 검토를 수용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은 검찰의 의견을 장관이 수용해 주는 것이 합리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황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다면 그 상황은 매우 심각할 수 밖에 없다. 당장 채동욱 총장은 자리를 떠날 수 밖에 없고 검찰 조직은 큰 소용돌이에 빠지고 그 부담은 박근혜 정부에게도 미칠 수 밖에 없는 연쇄 구조다.

전직 고위관계자는 "수사지휘권이 발동되면 검찰 조직에 미치는 후유증은 상상이상이며 박근혜 정부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더 심각해기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평소 소신처럼 법에 따른 절차를 강조하는 방법으로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을 풀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강정구 교수 사건 당시,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국가보안법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검찰의 법집행 절차에 대해 이번에는 존중하겠다''는 식으로 문제해결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후폭풍이 매우 거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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