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 스릴러 ''닥터''의 주연을 맡은 배우 김창완의 대사다. 따뜻한 이미지를 가진 그의 연기 변신으로 화제를 모은 이 영화가 20일 개봉을 앞두고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나섰다.
성형외과 최고의 권위자 인범(김창완)은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가는 인물이다. 젊고 아름다운 아내 순정(배소은)과도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헬스 트레이너 영관(서건우)과 밀회를 즐기는 장면을 목격한 인범은 배신감에 몸부림치며 끔찍한 복수를 결심한다.
영화 닥터는 3일 서울 자양동에 있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배우 김창완 배소은 서건우, 연출을 맡은 김성홍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제작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김창완은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는 ''이런 끔찍한 걸 만드는 사람은 누굴까''라는 생각에 굉장히 당황했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2, 3일 정도 ''내가 왜 거절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제가 가진 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 보자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내용과 달리 촬영 현장을 늘 즐거웠다"며 "스스로 캐릭터를 분석하기도 했지만 감독, 배우들과 현장에서 조율된 연기를 많이 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연기 변신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까.
김창완은 "개인적으로 영화의 작업 현장을 감상하고 즐기는 타입인데 닥터가 완성되기 이전 촬영 현장은 신선한 경험이었다"며 "극중 배역이 어떤 성격인지는 많이 신경쓰지 않는 편으로 현장에서 배우들과의 만남, 감독과의 조우에 흥미를 갖고 임했다"고 말했다.
김성홍 감독은 "김창완은 애초부터 함께 하고 싶은 배우였고 기회가 안 닿았었는데 이번에 한을 풀었다"며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그를 염두에 뒀는데 왜 김창완을 선택했는지는 영화를 보면 알게 될 것이고 장식적인 연기가 아닌, 날 것 그대로 그의 연기를 담았다"고 전했다.
이어 "김창완이 맡은 인범은 의사로서 지식도 많지만 덜 성숙한 ''몸집 큰 아이''로 평소 김창완의 아이 같은 모습과도 겹친다"며 "인범은 사이코패스처럼 계획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약에 취해 순간적인 정신착락으로 즉흥적인 범죄를 저지지르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번 영화는 적당히 공포도 있고 잔혹하기도 하고 코미디도 있는 식으로 기존에 만들던 영화와 다르게 무척 재밌어서 공포 영화라고만 볼 수는 없는 영화"라며 "개인적으로 판을 크게 벌리는 것이 귀찮기도 하고 안 맞는데, 그래서인지 규모는 작지만 강도가 센 영화에 끌린다"고 전했다.
그는 올가미의 최지우, 세이 예스의 김주혁 등 신인 배우를 주연으로 기용하기로도 유명하다. 이번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제가 일상적인 영화, 상식적인 영화를 찍는 것이 아니니 배우도 덜 친근하지만 재능을 가진 이들을 기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배소은은 당돌하고 대범한 열정을 가진 새로운 캐릭터의 여배우가, 서건우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에서 단역으로 나왔던 브래드 피트 같은 새로운 느낌의 배우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500대 1의 경쟁을 뚫고 순정 역을 맡은 배소은은 "감독님이 첫 시작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역할을 주신데다 선배들이 도와 주셔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며 "촬영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연기하려 했는데 지금 이 자리가 너무 설레고 떨린다"고 전했다.
서건우는 "영관이라는 캐릭터는 사랑하는 연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역으로 연인을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성실과 진정성이 연기의 덕목이라고 생각하는데 신인배우로서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두 신인 배우에 대해 "두 사람 모두 신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그 열정이 대단한 천상배우"라며 "초반에 강도 높은 정사신을 찍었는데 힘든 장면을 견뎌내는 것을 보면서 용기가 대단한 아름다운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날 김성홍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의사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특별한 이유도 밝혔다.
김 감독은 "옛날에 이발소에서 이발이 끝나면 면도를 해줬는데 "면도칼 든 사람의 기분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면 무서웠다"며 "사회적으로 공인된 자격증을 가진 판사, 경찰, 의사가 올바른 정신 상태가 아닐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에 평소 관심이 많았는데 권력의 칼을 쥔 자의 모습을 극대화하려다 보니 성형외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주인공 인범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기도 하는 현대인의 불안을 대표하는 인물인데 극 말미 그가 진짜 사이코패스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장면도 담았다"며 "사람이 항상 짜장면만 먹을 수 없는 것처럼 제 영화가 매운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한 번씩 먹어 보는 재밌는 영화로 다가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