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감사용'', 외인구단 감독되다

전 삼미슈퍼스타즈 투수 감사용씨, 국제디지털대학 야구부 감독 첫 출사표

감사용
"목표요? 대학리그에 나가서 1승 하는 게 목표죠."

아무리 창단팀 감독이라지만, 너무 소박(?)한 목표가 아닌가 물었더니, 몇 승을 거두는 것보다는 어떤 자세로 뛰는 가가 더 중요하다는 대답이 다시 돌아왔다. "1승을 목표로 열심히 뛰다보면, 2승, 3승도 거둘 수 있지 않겠습니까?"

프로야구 원년 선수시절 활약이 지난해 영화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던 전 삼미슈퍼스타즈 투수 감사용(48)씨가 대학 야구부 감독으로 출발하게 됐다.

6일 경남 진해 해군회관에서 열린 국제디지털대학 야구부 창단식에서 감 씨가 공식적으로 감독직을 맡게 된 것.

사실 그는 프로야구 원년이던 지난 1982년 꼴찌의 대명사였던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단 1승을 올린 패전처리 투수였지만, 맡은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영화로 재조명되면서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중학교 야구부 감독까지는 맡아 봤지만, 대학 야구부는 이번이 첫 출사표인지라,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한단다.

신생팀이라, 선수 선발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발로 뛰어 다녔지만, 목표로 20명 가운데 17명만이 창단 멤버가 됐다. 이 선수들도 프로와 주요 대학팀에 스카우트되지 못 했고, 대부분 집안 형편도 어렵다지만, 감 감독은 "누구보다 가능성은 크고, 한번 해보자는 열의가 대단한 선수들"이라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는 국내 최초의 청각장애아 야구팀인 충주 성심학교의 ''홈런타자'' 장왕근(19) 선수도 포함됐다. 그동안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스에 입단을 추진했지만, 이도 힘들어지면서 야구를 포기해야 할 지 모를 위기에 처했고, 결국 감 감독의 팀에 합류하게 됐다.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던, 어쩌면 자신의 선수 시절과 많이 닮아 있는 후배이자, 제자들에게 그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라"는 주문을 했다. "혼자 홈런 치는 선수보다는 희생번트나 진루타를 치는 플레이가 중요하다"며 맡은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 하고 팀을 위해 뛰는 선수가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은 1승이 목표지만, 차근 차근 배우는 자세로 팀을 이끌어 보겠다는 감 감독은 3년쯤 후에는 전국대회 4강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야구를 하겠다는 열정 하나만으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외인구단의 사령탑을 맡은 감 감독이 ''제 2의 꼴찌들의 반란''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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