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교과서, 친자본적일 것은 분명"

2008년에 발간된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 중
- 뉴라이트 교과서도 기본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는 내용은 없을 것- 상대적으로 민주화-민중 운동 축소하고 경제성장과 산업화 강조- 이승만, 박정희에 대해 ''''독재'''' 대신 ''''권위주의''''라는 표현 사용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5월 31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 정관용> 한국현대사학회. 보수 성향 이른바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학자들이 모인 곳입니다. 지난 2008년에 대한역사교과서를 선보여서 논란의 대상이 됐었던 적이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 한국현대사학회가 다시 좀 수정, 증보 등등 고쳐서 만든 교과서가 역사교과서 검정심위의 본심사를 통과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또 한 번 우리 사회에 큰 논란, 대립 생기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한국 근현대사 전공이신 춘천교대 사회교육과 김정인 교수의 이야기 좀 듣겠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정인>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게 역사교과서 검정심의 본심사를 통과했다. 그러면 절차를 다 거친 겁니까? 아직 남아 있는 게 있습니까?

◆ 김정인> 심사를 통과하면 심사 수정요구가 있습니다. 그 수정요구를 받아서 다시 고친 것을 제출해서 최종합격을 하게 되는 과정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럼 누군가가 검토해서 뭐뭐 수정요구를 할까 이런 걸 생각하고 있겠군요?

◆ 김정인> 수정요구를 이미 한 상태입니다.

◇ 정관용> 이미 했어요?

◆ 김정인> 그래서 그쪽에서 수정을 해서 제출을 했을 겁니다, 아마.

◇ 정관용> 요구받았고 수정해서 제출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요?

◆ 김정인> 거기서 큰 하자가 없는 한은 합격을 하게 됩니다.

◇ 정관용> 합격을 하게 되면 지금은 여러 종의 교과서가 있잖아요.

◆ 김정인> 네.

◇ 정관용> 그럼 여러 종 중의 한 종이 돼서 학교마다 나름대로 채택할 수 있는 대상이 되는 거군요.

◆ 김정인> 네. 그렇죠.

◇ 정관용> 혹시 우리 김 교수님은 그 교과서 좀 보셨나요?

◆ 김정인> 지금 심사 통과 중인 교과서는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채택을 해서 견본이 나오게 되면 그때서야 아마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럼 아직 못 보셨네요?

◆ 김정인>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이게 좀 논란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이게 누가 올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일부 네티즌들이 지금 이 교과서에 이런 내용이 있다더라. 이런 주장들을 여기저기 하고 있나 봐요?

◆ 김정인> 그렇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 얘기 들으셨죠?

◆ 김정인> 네.

◇ 정관용> 거기에 나오는 내용들을 그런데 지금 우리 김 교수님이 맞는지 안 맞는지 확인해 주실 수가 있나요?

◆ 김정인> 저희가 교육과정이라는 게 있어서 교육과정에서 이탈하면 검정을 통과하지 않게 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좀 과장돼서 돌아다니고 있는 내용들은 실제 교과서에는 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확인된 건 아니지만.

◆ 김정인> 네.

◇ 정관용> 아니, 네티즌들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고 있는 얘기를 보면 5.16은 쿠데타가 아니라 혁명이라고 했다던데 아닌가요?

◆ 김정인> 그렇게 해서는 아마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 게 기본적으로 교육과정이라는 게 있어서 그 교육과정에서 명시한 내용들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는 논란이 있기 때문에.

◇ 정관용> 교육과정에서는 5.16은 쿠데타다 이렇게 돼 있죠?

◆ 김정인> 네. 뉴라이트라고 하더라도 2008년에 나온 대안 교과서에 보면 용어 자체는 교육과정에서 쓰고 있는 용어들을 쓴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 정관용> 2008년 대한교과서는 보셨죠?

◆ 김정인> 그건 다 봤습니다.

◇ 정관용> 거기에서 5.16은 혁명이라고 하고 있나요?

◆ 김정인> 그렇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아니죠?

◆ 김정인> 네.

◇ 정관용>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항쟁이라고 하는 것도 맞나요?

◆ 김정인> 아니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것도 아니고요?

◆ 김정인> 네.

◇ 정관용> 안중근 선생,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표현했다, 이건 맞나요?

◆ 김정인> 그 대신에 뭐라고 썼냐하면 항일 테러활동이라고 김구 선생에 대해서만 그렇게 써놨더라고요.

◇ 정관용> 항일테러활동. 아, 제가 이렇게 떠돌아다니는 얘기 중에 제일 놀란 게. 종군위안부를 성매매업자, 자발적인 경제단체 이렇게 보고 있다라고 누가 주장했거든요?

◆ 김정인> 그것도 사실은 아닙니다.

◇ 정관용> 다 아니에요?

◆ 김정인> 네. 저희가 교과서를 만든다고 할 때에는 그 뉴라이트라고 하더라도 기존에 갖고 있는 상식, 상식의 주장을 개인적으로 정치적 주장을 할 수는 있지만 교과서를 만들 때는 교과서에서 공유하는 가치들이나 이런 것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용어에서, 그렇게 해서는 검정 통과가 어렵기 때문에 이미 대안교과서를 만들 때부터도 그런 일은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깜짝 놀랄만한 그런 기사들은 다 잘못된 기사라고 봐야 되겠고, 지금 심의 중에 있는 그거는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2008년 대안교과서는 보셨으니까. 그렇다면 2008년 대안교과서를 볼 때 지금 이렇게 심각한 무슨 용어를 잘못 썼다거나 이런 건 없다. 그런데 우려되시는 바가 있나요?

◆ 김정인> 네. 가장 큰 우려는 전체적으로 누구의 입장을 대변하느냐 봤을 때 친 자본의 입장에 선 것은 아주 확실합니다.

◇ 정관용> 친자본.

◆ 김정인> 그래서 그게 교과서 전체 내용이 그런 식으로 전개가 되다 보니까.

◇ 정관용> 예를 들면 어떤 대목에서 친 자본의 입장에 섰다는 걸 파악할 수 있나요?

◆ 김정인> 말하자면 경제성장에 대해서 굉장히 강조를 하고 길게 쓰고. 그 다음에 일제시대에도 경제성장과 발전의 지표를 제시한다든지 이런 방식으로 계속 주장을 하게 되고요. 그런 산업화에 강조점을 두고 자본주의 발전사로써 근현대사를 구성하는 그런 특징을 갖고 있는데요. 그런 게 보면 약간 이질적으로 느껴져요, 기존의 교과서하고 너무 다르니까.

◇ 정관용> 기존의 교과서는 이런 산업화와 자본주의 발전사와 균형 있게 뭘 다루나요?

◆ 김정인> 친노동이나 친민중, 이렇게는 얘기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까 운동사 중심으로 역사가 정리되어 있는 경우들, 그러니까 민족운동과 민주화운동 중심으로 강조가 되어 있고 산업화와 관련된 부분은 조금 비중이 적은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상대적으로 그 민주화운동이나 민중운동 쪽은 거의 이번에는 기술을 안 하고. 대안교과서 쪽에서는.

◆ 김정인> 그렇죠.

◇ 정관용> 반대로 경제성장, 산업화만 비중을 뒀다?

◆ 김정인> 네. 그러니까 제 예상컨대 비중에서 큰 차이가 날 것이고요. 누구를 대변한 것인가, 그러니까 경제발전은 자본가와 정부가 이룬 것이냐, 아니면 국민이 이룬 것이냐라고 하는 것을 놓고 봤을 때 자본가와 정부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라는 뉘앙스를 풍길 가능성이 대안교과서를 봤을 때는 크다고 봅니다.


◇ 정관용> 국민의 힘이 아니다.

◆ 김정인> 국민의 힘을 부정한다는 게 아니라 (자본가와 정부를) 굉장히 강조하는 거죠.

◇ 정관용> 또 우려되는 건 뭡니까? 친자본, 경제성장 위주의 기술이다 하는 것, 또 하나는?

◆ 김정인> 또 하나는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 너무 폄하되어 있다는 어떤 역의 피해의식이 있어서 그 부문에서 굉장히 강조를 하려고 하는. 그래서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독재라고 하는 것을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저는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독재였다고 하는 표현도 안 쓰나요, 그럼?

◆ 김정인> 독재라고 쓰지 않고 권위주의적이라고 대안 교과서에는 쓰여져 있어요. 독재라는 말은 되도록 피하고 권위주의적이었다 이렇게 쓰죠.

◇ 정관용> 그러니까 뉴라이트 계열 쪽에서는 기존의 역사교과서에 대해서 너무 민중 내지는 민주화 운동 쪽에 편중돼 있다 내지는, 그러니까 당연히 이승만 독재, 박정희 독재에 대해서 지나치게 비판적이다.

◆ 김정인> 그렇죠.

◇ 정관용> 건국 과정에 대해서 좀 지나치게 소홀히 다룬다, 이런 비판들을 해 오지 않았습니까?

◆ 김정인> 네. 그 내용이 이번 교과서에 고스란히 들어가더라도 교육과정 이탈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민주화운동을 인정한 상태에서 자기주장을 더 강하게 해 버리면.

◇ 정관용> 상대적으로 기존 교과서를 비판했던 그 논리를 강화시켰네요.

◆ 김정인> 그렇죠. 그렇게 했을 가능성이 저는 높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우리 김 교수님 보실 때에는 민주화운동 중심으로 기술한 교과서도 하나 있고 이런 교과서도 하나 있고, 양쪽 이것저것 골라보면 되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정인> 그러니까 참 저도 뭔가 이렇게 양쪽이 어떤 대립적인 입장을 갖는 것은 교과서로써는 정말 혼란을 주기 때문에 좋지 않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양쪽을 어떻게 혼용할 수 있는 그런 중재안이 없을까 개인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 정관용> 균형 있는 교과서는 없나요?

◆ 김정인> 균형 있는 교과서를 추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일단은 정서적으로는 뉴라이트 쪽 교과서가 조금 기존의 역사인식이나 역사교육과 다르니까 이질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교사들도 그렇고 배우는 학생들도 그렇고 이런 교과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당히 저도 개인적으로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단 완본이 나온 다음에 다시 좀 이야기 해 봐야겠는데, 어쨌든 차제에 양쪽이 함께 논의하면서 좀 균형 있는 교과서 이런 고민도 좀 필요할 것 같네요.

◆ 김정인> 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문제들을 학생들하고 많이 얘기를 합니다.

◇ 정관용> 말씀 잘 들었습니다. 춘천교대 사회과 교육과 김정희 교수님의 말씀 들었고요. 제대로 아직 진척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한일 간에도 같은 교과서 만드는 공동작업 같이 해보자라고 하는데 이 정도야 못하겠습니까? 역사학자분들이 조금 균형 있는 교과서 만들기 공동작업. 이런 것 한번 시작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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