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은 일반적으로 잎에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어떤 식물들은 스스로 양분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에 기생하기도 하고 부엽토에서 양분을 흡수하기도 합니다. 어떤 식물은 동물의 사체에서 양분을 얻기도 합니다. 이런 형태의 식물들을 각각 기생식물, 부생식물이라 부르는데 식물이 살아가는 모습도 천차만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기생식물은 ''흡기''라고 하는 뿌리를 내려 기주식물로부터 영양분을 얻습니다. 초종용이나 백양더부살이는 각각 사철쑥, 쑥에 기생하면서 양분을 전혀 만들지 못하고 기주식물로부터 얻기 때문에 기생식물 중에서도 전기생식물에 해당됩니다.
초종용은 사철쑥의 뿌리에 기생하여 사철쑥더부살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열당과 식물로 바닷가의 햇볕이 잘 들고 건조한 모래땅에서 자랍니다. 중국, 일본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하여 울릉도 등에서 자랍니다. 그러나 자생지와 개체수가 많지 않아 귀한 식물로 대접받는 편입니다. 식물체 전체에 희고 부드러운 털이 있고 좁은 달걀모양의 비늘잎은 줄기 아랫부분에 성기게 붙어 있습니다. 키가 30cm까지 자란다고 하지만 제주에서 보이는 것은 10~20cm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5월이 되면 줄기 끝에 꽃을 피우는데 푸른빛이 도는 보라색 꽃이 대부분이고 간간이 흰색 꽃도 보입니다. 꽃은 입술모양으로 생겼습니다. 위 꽃잎은 2갈래, 아래 꽃잎은 3갈래로 얕게 갈라져 있고 수술은 4개로 그 가운데 2개가 조금 길게 나와 있으며 암술은 1개입니다.
초종용이나 백양더부살이는 모습이 비슷하여 처음 보는 사람들은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여려 면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우선 초종용은 사철쑥, 백양더부살이는 쑥에 기생하기 때문에 기주식물이 다릅니다. 그리고 꽃차례의 길이도 초종용은 줄기의 1/3~1/2 정도를 차지하는데 비해 백양더부살이는 줄기 대부분을 꽃이 차지하여 비교적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꽃도 초종용이 백양더부살이에 비해 조금 더 검푸른 빛을 띠고 백양더부살이는 흰 줄무늬를 가지고 있어 차이가 있습니다.
초종용이나 백양더부살이의 생태적 특징 가운데 하나가 어느 곳에나 자라지 않는 희귀성입니다. 기주식물만 있다고 해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햇볕이 잘 들고 건조한 곳이라야 합니다. 작년에 보이던 것이 1년 후에는 전혀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만큼 까다로운 생태를 가졌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초종용의 자생지도 울릉도를 비롯해서 제주도와 남해안의 일부 섬에 한정되어 있고 개체수도 많은 편이 아닙니다. 백양더부살이도 1928년 일본인 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에 의해 내장산에서 한 포기를 채집한 뒤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 내장산과 제주도 등 몇 곳에서 발견되기도 했지만 개체수가 많지 않아 산림청의 보존우선후보로 지정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귀한 식물이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동쪽 바닷가 해안의 초종용 자생지 위로 전망대가 세워지면서 모두 없어져 버렸던 적이 있습니다. 작년 제주도 서쪽 해안에서 볼 수 있었던 초종용도 올해는 대부분 자취를 감췄고 채취했던 흔적만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많던 백양더부살이도 올해는 가뭄 탓인지 금방 시들어 버려 내년에는 어떨지 알 수 없습니다. 이처럼 사라지는 것이 환경의 변화에 의한 것도 있고 정보의 부재에 의한 것도 있지만 식물의 보호에 대해 조금 더 많은 이해와 경각심을 가져야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