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주일간 CJ그룹은 검찰과 언론으로부터 말 그대로 ''융단폭격''을 당했다. 그 중심에 CJ그룹 수사를 이끌고 있는 ''포청천'' 윤대진(연수원 25기)서울지검 특별수사 2부장이 있다.
검찰 내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특수통 검사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윤대진 부장검사의 수사 진법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CJ그룹이 당대의 ''칼잡이'' 남기춘 변호사 등을 선임해 검찰 수사 방어에 나섰지만, 윤 부장검사의 코드를 읽으면 이번 수사의 향방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윤 부장검사의 수사 진법은 한마디로 ''가두리 어장 전법''(CLM, Closed Loop Marketing)이라 할 수 있다. ''한 번 나의 그물망에 들어온 물고기(고객)는 절대로 다른 데로 갈 수가 없다''라고 하는 마켓팅 기법 가운데 하나다.
윤대진 특 2부장의 특장점은 각종 서류 분석과 이해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 검찰 내부의 평가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CJ그룹 수사는 그의 특장점을 십분 활용한 치밀한 서류증거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대표적 수사 케이스로 읽혀지고 있다.
서류 증거분석을 위해서 가장 많이 동원되는 기법은 잦은 압수수색이다. 왜냐하면 수사 출발점인 ''어떤 사실''로부터 그것을 증명해 나가기 위해서는 연쇄적으로 ''그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들이 필요하다.
검찰은 이미 지난 1주일 사이 횟수로만 6차례나 압수색을 단행했다. 21일 오전 CJ그룹 본사 등 5∼6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서울지방 국세청,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재원, 은행.증권사 등을 쉴새없이 뒤지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서류 이해능력이 뛰어난 윤 부장검사는 어느 한 서류를 조사하다가 의문이 생기면 필요한 다른 서류를 압수수색해 확보하고 또 필요하면 추가로 압수수색을 실시해 보충자료를 확보하면서 꼼꼼이 그물망을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평가했다.
압수수색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까닭이라는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해서 가져온 자료를 다 읽는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고 우스갯소리가 회자되고 있지만,윤대진 부장검사는 분명한 예외케이스로 분류되고 있다.
그래서 수사 초기에는 기초적인 사실 구성을 위해 소환 조사도 실무자나 관련자 정도로 최소화 하는 것이 윤 부장검사의 수사 스타일로 불리고 있다.
검찰의 다른 관계자도 "CJ수사에서 주요 피의자 소환이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윤 부장검사가 그물코를 촘촘이 짜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어느 시기에 이재현 회장을 제외한 주요 피의자가 소환되기 시작하면 CJ수사는 ''게임셋''으로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이재현 회장의 ''핵심 금고지기'' 가운데 이번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전직 재무2팀장 이모씨(44)를 제외한 현직 부사장급 성모(47)씨, 그리고 재무 분야 임원 신모(57) 현 홍콩사무소 부사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벌이지 않았다.
이들은 발뺌을 해도 그 진술을 깰 수 있을 정도의 증거조사가 확정된 뒤 검찰이 막바지에 소환할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 CJ그룹에 대한 수사는 이재현 회장을 신병처리하는데는 이미 큰 문제가 없을 만큼 수사가 진행됐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검찰은 이미 이재현 회장이 조세포탈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가담 한 혐의를 확보했고 과외로 재산 국외도피와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