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요리사를 뜻하는 쉐프인 이 영화는 성격과 처지는 다르나 요리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두 요리사에 관한 이야기다. 요리계의 바이블, 미슐랭 별점 3점짜리 고급 레스토랑의 스타 요리사인 알렉상드로(장 르노). 재료선정에 까다로운 그에게 돈 벌 궁리만 하는 젊은 사장은 냉동식품 사용을 종용하고 이를 거부하자 평론가를 동원해 그를 내쫒을 방법을 강구한다.
뛰어난 요리감각을 지녔지만 고지식한 성격 탓에 번번이 해고당하는 천재 요리사 자키(미카엘 윤)는 우연히 평소 그가 숭배하던 알렉상드로와 만나 그의 밑에서 일할 기회를 얻는다. 자키는 신메뉴 개발 및 맛 평가를 앞두고 전전긍긍하는 알렉상드로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고, 알렉상드로 또한 자키의 연애에 개입하면서 자신이 놓쳐버린 소중한 가치에 눈을 뜬다.
요리하는 두 남자가 주인공인 이 영화는 소박한 호박수프부터 고급 프랑스요리, 군침 도는 베이커리 그리고 요즘 미식문화의 핫이슈인 분자요리까지 다양한 음식을 선보인다. 요리는 보는 그 자체로 편안함을 안겨주며, 식욕도 자극한다. 그렇다고 요리 자체를 주인공으로까지 승격시킨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요리에피소드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다.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서로 다른 두 캐릭터가 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고전적 느낌의 코미디에 있다. 뭔가 과장스럽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고,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나 두 남자의 요리와 인생이야기에 미소가 절로 난다.
영화 ''레옹''에서 전설의 킬러로 기억되는 장 르노는 세월이 안겨준 여유와 적당한 뱃살로 푸근함을 전한다. 국내관객들에게는 생소한 얼굴이나 프랑스에서는 노래, 연기, 연출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 통하는 미카엘 윤은 볼수록 매력적이다.
메가폰을 잡은 다니엘 코헨 감독은 윤에 대해 "자기 멋대로나 매력 있는, 살짝 나사가 풀린 것 같으면서도 천재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그런 캐릭터"라고 표현했는데 딱 그대로다.
요리에 과학을 접목시킨 분자요리를 엿보는 재미도 있다. 분자요리는 음식의 질감 및 요리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새롭게 변형하거나 완전히 다른 형태의 음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극중에서는 젊은 사장이 정통 프랑스 요리사인 알렉상드로를 내쫓기 위해 분자요리를 선호하는 요리평론가를 동원해 알렉상드로의 신 메뉴를 평가시킨다는 계획을 세운다.
알렉상드로와 지카는 이에 유명 분자요리 레스토랑을 찾아 음식을 맛보고 전문가를 초빙해 직접 분자요리를 만들어본다. 마치 과학실험실을 연상시키는 주방풍경과 요리도구로 주사기나 튜브 같은 것을 사용하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낯설다.
두 남자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나만의 요리를 하나쯤 만들고 싶어진다. 그것이 거리서 흔히 접하는 떡볶이라도 상관없이 말이다. 30일 개봉, 전체관람가.